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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배선영·조지영 기자] 배우 고수(38)가 이상해졌다(?).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이상하다'라는 단어가 그를 설명하는데 가장 안성맞춤이다.
사실 고수는 취재진 사이에서 조심스러운 아티스트로 분류된다. 연예인도 사람인지라 때론 망가지는 모습도, 홀딱 깨는 허점도 보이기 마련인데 고수는 아니었다. 언제나 정자세였고 진지했고 신중했다. 연기에 대한 철학, 심오한 인생론을 논하며 심도 깊은 인터뷰를 진행하게 만들지만 요즘 대중의 관심을 유발하는 흔히 말해 가십을 생산하는 인터뷰이는 아니다. 물론 그런 그가 잘못됐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터뷰어를 긴장하게 할 뿐이지 굉장히 바르고 겸손한, 연예계 보기 드문 배우다. 누가 봐도 천성이 곱고 착한 사람이나 선뜻 인터뷰를 신청하기엔 여러모로 망설여지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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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원래 고수를 즐겨 먹었어요. 그런데 몇 년 전 고수를 끊었죠. 예전에 쌀국수 가게에 갔다가 옆 테이블 손님이 '나 고수 정말 싫어해. 이상해 이거'라고 하며 쌀국수에서 고수를 골라내는 거예요. 상처받았어요. 저를 겨냥해 하신 말은 아니지만 '고수가 싫다'라는 말을 직접 들으니 울컥하더라고요(웃음). 그 뒤로부터 고수를 끊었습니다. 하하."
이토록 재치있는 고수였나. 고수가 본명인 고수는 그 뒤로부터 수많은 고수가 등장해 긴장하게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무림의 고수, 제테크의 고수, 밀당의 고수 등 각종 고수가 등장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 대중에게 '옥중화'로 '배우 고수'를 각인, 모든 고수를 뛰어넘는 최고의 고수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고수다.
sypova@sportschosun.com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