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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이승미 기자] MBC '라디오스타'는 토크쇼의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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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뷰를 위해 스포츠조선과 만난 '라디오스타'의 황교진 PD와 이경희 작가를 비롯한 5명의 작가들 역시 '라디오스타'의 장수와 인기는 모두 책임감 넘치는 4명의 MC들 덕분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MC들에게 바라는 것이 없느냐는 물음에 한참을 고민하던 제작진은 "각자의 단점도 장점으로 서로 다 채워주기 때문에 티가 하나도 안 난다"고 답하며 MC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MC들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은 끝이 없었다.
황 PD와 작가진은 MC 김국진을 '솔선수범하는 맏형' 그리고 '정말 따뜻한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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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제작진이 '라디오스타'를 맡게 된 후, tvN, JTBC 등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이 7개가 들어왔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SBS '신의 목소리'까지 방송을 시작했죠. 동시간대 들어오는 프로그램 중 지상파는 처음이라 제작진 모두 걱정 컸어요. 모두들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죠. 그러던 중에 '신의 목소리' 첫 방송이 나간 다음 날 사무실에 꽃바구니가 배달왔어요. 종신이 오빠가 보낸 깜짝 선물이었어요. 꽃바구니에 '여러분의 열정으로 빛나는 수요일 밤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가 꽂혀있었어요. 제작진 모두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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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황 PD는 예능 프로그램 MC로서 윤종신의 장점을 '프로그램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순발력'으로 꼽았다.
"정말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신 분이에요. 제작진과 프로그램의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도 가장 많이 나누시죠. 그리고 이분의 애드립은 정말 감탄을 자아내요. 상상하지도 못할 애드립을 쏟아내실 때는 신이 들린 것 같기도 해요.(웃음) 그리고 음악을 다루는 '라디오스타'에서 종신이 오빠는 뮤지션으로서의 감성을 대변해주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따뜻한 이야기를 건네주기도 하시죠. 그러다가도 특유의 깐족거림으로 웃음도 놓치지 않아요. 뮤지션으로서, 엔터테인먼트사의 대표로서 자신을 내려놓는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 프로그램을 위해 기꺼이 내려놓으시죠."
'돌직구'의 대명사 김구라는 독한 예능 '라디오스타'의 상징 같은 존재다. 다작 예능인인 김구라를 떠올릴 때 1번으로 꼽히는 예능도 바로 '라디오스타'다. '라디오스타'의 탄생부터 같이 했던 김구라는 과거 인터넷 방송 시절 발언으로 인해 자숙의 의미로 잠시 '라디오스타'를 떠난 바 있다. 이후 다시 복귀한 김구라에게 "독설이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시청자의 의견도 따라 붙었다. 김구라 역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일부러 막 작정하고 공격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요즘 작가들이 강하게 하면 '여기서 너무 이러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자연스럽게 해야지' 라고 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 PD는 "많은 일을 겪은 후 고민이 많은 건 사실인 것 같다"며 "하지만 확실한 건, 정말 필요할 때 악역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본인 스스로도 많은 일을 겪고, 말로 인한 상처도 알고, 외면 당했을 때의 외로움을 아니까, 일부러 아픈 부분을 후벼하는 건 조심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여전히 '라디오스타'에서 본인이 맡은 롤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세요. 뻔히 욕을 먹을 줄 알면서도 본인을 내려놓을 때도 있으시죠. 두 가지 마음이 양립하신 것 같아요. 방송 후 시청자 반응, 기사, 모니터링을 꼼꼼히 다 하세요. 세게 했다고 했는데, 시청자 분들이 '약했다'고 하시면 '더 했어야 했나'라며 고민도 많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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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네 명의 MC 중 가장 힘든 롤을 맡고 있는 사람이 규현이에요. 독한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을 나이 어린 친구가 하기 정말 힘들거든요. 너무 세거나 독한 질문을 주면 정말 미안해요. 본인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구요 그래서 '힘들면 안해도 된다. 형들에게 넘겨도 된다'고 하는데, 막상 녹화에 들어가면 절대 미루거나 넘기지 않아요. 목소리가 떨리는 게 느껴지는 데도 MC로서 자기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책임감이 엄청난 친구에요.
전에 양세형 씨 출연 편에서 '건방지다'고 논란이 휩싸였을 때 본인이 먼저 제작진에게 꼭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은 '굳이 다시 이야기를 꺼내서 일을 크게 만들 필요 있냐'고 했는데, 꼭 사과를 하고 싶다고, 그게 옳은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멘탈이 건강한 친구예요."
ran613@sportschosun.com,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