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욱씨남정기' 황찬성, '짐승돌' 벗고 '연기돌'로 날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4-30 08:3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황찬성의 재발견이다.

2PM 황찬성이 진정한 연기돌로 거듭났다. 황찬성은 현재 JTBC 금토극 '욱씨남정기'에서 남정기(윤상현)의 동생 남봉기 역을 맡고 있다. 남봉기는 못하는 건 없지만 제대로 하는 것도 없는 자발적 백수다.

극 초반에는 호감형 캐릭터는 아니었다.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주차 금지 구역에 훔친 남정기의 차를 주차시키고 여자들에게 작업을 걸다 차를 견인 당하기도 했고, 걸핏하면 말도 안되는 사업에 돈을 투자하라고 조르기도 했다. 너무나 철없고 생각 없는 모습에 '민폐 캐릭터'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캐릭터 자체가 비호감이다 보니 황찬성의 연기력 역시 호평을 받진 못했다. '오버한다', '표정이 어색하다'라는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그러나 황찬성은 멋지게 반전에 성공했다. 극이 진행될 수록 남정기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사건을 해결해주는, '히어로 동생'으로 성장했다. 남정기가 토닥토닥 세럼을 홈쇼핑에 입점하고자 고군분투할 때는 돌직구 영업법으로 형을 도왔다. 물류 창고 사고가 벌어졌을 땐 순식간에 수트 차림으로 나타나 사건 해결 실마리를 제공했다. 홈쇼핑 MD와 접대 약속을 잡기 위해 마라톤을 뛰어야 했을 땐 "너만 믿는다"는 형의 말을 떠올리며 완주에 성공해 MD의 호감을 샀다. 절대 을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형의 비애를 깨닫고 조금이라도 가정에 도움이 되기 위해 애쓰는 남봉기의 모습은 따뜻한 웃음을 전해줬다. 캐릭터 이미지가 호감형으로 바뀐 것은 당연한 절차였다.


남봉기 캐릭터의 성장만큼 황찬성 본인의 연기력도 훌쩍 자라났다. 데뷔 초 MBC '거침없이 하이킥' 시절 보여줬던 어색한 동공 연기는 온데간데 없었다. 때로는 폼생폼사 허세로, 때로는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순수함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 무대 위 화려한 2PM의 모습도 내려놓고 거침없이 망가지는 황찬성의 코믹연기에 시청자들도 무장해제 됐다. 이는 황찬성 본인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드라마 관계자는 "초반엔 황찬성의 연기에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아이돌의 모습을 완전히 지워낼 수 있을까 우려도 있었다. 1~2회 땐 본인도 조금 어색해 하는 듯 했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연기력이 무척 좋아졌다. 덕분에 비중도 늘어났다. 지금은 윤상현 다음으로 활약상이 큰 캐릭터"라고 밝혔다.

황찬성의 연기를 지도한 안혁모 원장은 "이번 '욱씨남정기' 작업을 함께 했다. 처음엔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 거에요?'라고 묻더라.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마라톤씬을 비롯해 그런 연기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면에서 지금은 아주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PM 막내 타이틀을 벗고 어엿한 '연기돌'로 거듭난 황찬성이 마지막까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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