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가희, 애프터스쿨 '왕따' 고백이 씁쓸한 이유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6-04-27 09:31


사진캡처=tvN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가 지난 26일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해 털어놓은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가희는 자신이 애프터스쿨을 탈퇴하게된 이유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가희는 이날 우선 애프터스쿨로 데뷔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연습생 시절 백업댄서로 지내다 좋은 기회로 양현석 프로듀서와 만날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약속 전날 소속사 사장님이 '다시 한 번 잘해보자'고 말했고 바로 양현석 프로듀서에게 전화해서 '못 할 것 같다'고 거절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애프터스쿨 탈퇴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원래 다섯 명으로 시작했는데 그런데 나나와 레이나가 들어오면서 8명이 됐다. 멤버가 충원될 때마다 멤버들 사이에 조금씩 서운한 마음이 생겼다"며 "계속되는 마찰에도 회사는 내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리더로서 악역을 맡을 일이 많았는데 새 멤버들이 방송에서는 나보고 '무섭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이런 식으로는 더이상 못하겠다'고 회사에 통보하고 애프터스쿨을 나왔다. 과거에 방송에서 그룹 내 '왕따'가 있다고 말했는데 그 '왕따'가 바로 나다"고 털어놨다.


사진캡처=tvN
이같은 가희의 발언은 '경솔했다'는 지적이 많다. 가희는 지난 해 초 10년동안 몸담았던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된 후 새 소속사를 찾았다. 가희의 이같은 발언은 전 소속사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토로한 것이다. 물론 자신이 10년이나 몸담았던 회사에 대해 이같은 원망을 방송에서 한다는 것도 그리 모양새가 좋아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발언이 애프터스쿨의 기존 멤버, 새 멤버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우선 "멤버가 충원될 때마다 멤버들 사이에 조금씩 서운한 마음이 생겼다"는 말은 기존 멤버들을 배려하지 않은 멘트다. 요즘처럼 걸그룹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시대에 5인조로 시작했다고 꼭 5인조를 지켜야한다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새 멤버들이 방송에서 나를 보고 '무섭다'고 하더라"는 말은 사족이자 새 멤버들을 비난하는 말과 다름 아니다. 자신은 그렇지 않았는데 새 멤버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투다.

"내가 '왕따'였다"는 말도, 본인은 그룹 내 '왕따설'을 본인이 짊어지고 간다는 심정으로 한 말이겠지만 마치 자신이 '왕따'의 피해자인 것처럼 '코스프레'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게다가 그간 카리스마를 과시해온 가희의 이미지로 볼 때 '내가 왕따'라는 말은 중의적으로 들려 본인에게도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가희는 애프터스쿨로 활동하는 동안, 그리고 솔로로 활동하며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걸크러시'의 대명사처럼 인식돼 왔다. 여성 가수 중 그만한 댄스 실력이나 카리스마를 갖춘 이는 많지 않다. 그만틈 우리 가요계에 소중한 자원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같은 발언으로 그는 자신에 대한 인식을 조금 깎아먹는 것 아닌지 고민해볼 시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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