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지티, '서든어택2'의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6-04-26 10:53





서든어택2(이하 서든2)의 비공개테스트가 지난 4월 20일 마무리됐다. 국내 온라인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게임의 후속작인만큼 서든어택2가 비공개테스트에는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출시 전부터 자발적인 PC방 대회가 개최되는가 하면, 테스트가 진행된 1주일간 동시접속자 3만 6천 명, 누적 이용자수 28만 명의 기록이 달성된 것을 보면 이 게임이 올해 출시될 국내 온라인게임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게임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테스트 버전을 기준으로 서든2는 전작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캐릭터의 이동속도, 총을 쏘는 느낌, 크지 않게 구성된 맵, 공방 양상과 교전 빈도까지 서든2는 대부분의 요소에서 전작과 닮아있다.

게임 플레이에 체감을 주는 요소가 전작과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서든2를 즐기는 이들은 전작을 즐기듯이 빠르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서든어택의 장점이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서든2 역시 이런 점을 계승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작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는 점이 마냥 긍정적인 측면만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후속작을 기대하는 이들은 후속작에서 전작과는 다른 모습을 발견하기를 원하고는 한다. 전작의 강점을 더욱 발전시키거나, 전작의 단점을 개선하거나 혹은 전작에는 없던 새로운 요소가 더해지는 식으로 말이다.

서든2의 이번 테스트 버전은 이런 점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남긴다. 그래픽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면에서 전작과 닮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스트에 참가한 유저들은 게임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전작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서든2가 전작과 이렇게 닮은 이유는 무엇일까? '서든어택의 FHD 리마스터 버전같다'는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개발사는 예측하지 못 한 것일까?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서든2의 이러한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넥슨지티가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전작인 서든어택은 국내 FPS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하나의 기준이 됐다. 게임을 향한 비판이 있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서든어택은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온라인 FPS게임이 됐고, 대다수의 유저들에게 FPS 게임은 '서든어택과 서든어택이 아닌 게임'으로 구분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

서든어택을 닮은 게임들은 결국 서든어택의 아류작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외면받았고, 서든어택과는 다른 노선을 택한 게임들은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다. 게임의 완성도와는 무관하게 '서든어택 하나면 충분하다'는 분위기가 정착된 것이다.

개발사인 넥슨지티 역시 이미 많은 실폐사례를 목도했기 때문에 ?D부른 신선함으로는 서든어택이 지니고 있는 견고한 친숙함을 공략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도전보다는 자사의 게임이 지닌 유저풀을 활용해 일단 시장에 서든2를 안착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전략을 세운 듯 하다.

일단 시장에 서든2가 어떤 형태로든 자리를 잡으면 넥슨지티와 넥슨은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추후 업데이트로 전작과의 차별화를 노릴 수도 있다. 서든어택을 통해 축적된 운영, 마케팅 노하우를 활용하면 서든2 역시 시장에서 생존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명이기도 하다. 넥슨지티와 넥슨이 서든2에 펼칠 업데이트와 마케팅, 운영 등에 관심이 가는 이유가 여기 있다.

넥슨지티는 서든2가 전작을 뛰어넘어도 좋고 뛰어넘지 못 해도 상관은 없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서든2가 어떤 형태로는 시장에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게 되면, 결국 넥슨지티와 넥슨은 서든어택과 서든2를 기반으로 국내 FPS 온라인게임 시장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서든어택을 앞세우느냐 서든어택2를 앞세우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넥슨지티와 넥슨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은 서든2의 성공이 아니라 '국내 FPS게임 시장 장악'이 아닐까?

김한준 게임 전문기자 endoflife81@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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