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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질투의 화신' 된 KBS, 공효진까지 들먹여야 했나?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04-21 18:11 | 최종수정 2016-04-22 08:2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최근 SBS 새 수목드라마로 편성을 확정한 공효진, 조정석 주연의 '질투의 화신'(서숙향 극본)이 KBS라는 거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SBS로부터 '질투의 화신'을 되찾으려는 KBS는 '공효진의 까다로움'을 폭로하며 잔뜩 이빨을 세웠다. 그런데 이런 KBS의 행동이 공감되지 않는다. 가장 치졸한 카드를 내세운 KBS, 썩 정의로워 보이지 않는다.

'질투의 화신'은 오는 8월 KBS 수목드라마로 편성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KBS는 박보검, 김유정 주연의 '구르미 그린 달빛'을 8월 라인업으로 긴급 편성, '질투의 화신' 편성을 뒤로 미루면서 제작사와 방송사간의 이견을 보였다. 배우들의 스케줄 및 촬영 일정 등 여러모로 8월 편성이 필요했던 '질투의 화신'은 KBS가 아닌 SBS로 이동, 편성을 확정했다. 하지만 KBS가 SBS 편성을 확정 지은 '질투의 화신' 측에 항의하면서 잡음이 생겼다. KBS는 '질투의 화신' 편성을 계속 논의 중이었고 이런 상황에서 돌연 SBS 편성을 발표하는 제작사에 '상도를 어겼다'며 분노했다.

무엇보다 KBS는 '질투의 화신' 편성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버텼고 SBS는 오는 8월 수목드라마로 편성됐다고 주장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좋은 작품을 편성하고픈 KBS의 마음은 100번 이해가 되지만 문제는 항의 과정에 있어서 젠틀하지 못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지난 21일 KBS 고위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공효진의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고 주장했고 이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이 됐다. 이 고위관계자는 "여주인공을 맡은 공효진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고 KBS는 이를 최대한 수용하고자 노력했다. 공효진은 연출자 선정에서 KBS 소속 PD가 아닌 외주 PD를 요구했고 우리는 이 부분까지 받아들여 조율하던 중이었다. 배우의 요구 조건을 맞춰 가고 있었다. 편성, 촬영 시기를 8월로 맞춰 달라고 해서 최대한 시기를 앞당겨 수목극으로 옮기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 내용은 공개 즉시 '공효진 갑질 논란'으로 번졌고 상황을 지켜보던 네티즌은 공효진에게 비난의 화살을 쏟아부었다. 고위관계자라는 대목이 이 논란에 신뢰를 안겼고 여기에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나겠나?'라는 반응이 더해지며 사태를 키웠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업계 반응은 대중과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상도를 운운하던 KBS가 진짜 상도를 저버렸다는 것. 그것도 고위관계자가 공효진까지 들먹이는 행동은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며 혀를 차는 관계자들이 상당하다. 설상 공효진이 까탈을 부렸다 한들, 대외비적인 이야기까지 세상에 알리면서 날을 세워야만 했는지 의문이라고.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라는 KBS의 심술보가 공정해 보이지 않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미 물은 엎질러진 상황. 뒤늦게나마 제작진은 홍보사를 통해 "배우의 흠집 내기 기사에 유감을 표한다"며 "배우는 제작사 및 방송사에 그 어떤 요구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사태 수습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제작진은 "제일 먼저 KBS와 편성을 논의 중이었다. 그러나 편성시기, 제작 스케줄, 여러 가지 제반사항들을 고려했을 때 서로 맞지 않았고 SBS와 제작환경과 방송 시기가 맞아 SBS 8월 수목 드라마로 편성을 결정했다. KBS가 원래 논의하던 시기에서 일방적으로 편성시기를 옮긴 것은 물론, 편성 변경과 함께 드라마를 24부에서 20부로 회차를 줄이라고 했으며 드라마의 주요 설정 및 내용에 대해서도 변경을 요구해, KBS와 편성을 확정 지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앞서 KBS에서는 편성을 논의 중일 때 전창근 PD를 먼저 제안했으나 전창근 PD와는 작품과 관련된 미팅을 진행한 적이 없었고 고로 캐스팅 및 기획 회의 조차 모두 제작사에 일괄적으로 진행했다. 현재 질투의 화신 PD 또한 SBS 내부 PD로 결정해 진행할 예정이다. 때문에 배우가 외주 PD에 대해서 언급한 적도 없다"며 KBS의 항의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결론적으로 KBS와 '질투의 화신'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성립되지 않아 편성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캐스팅까지 완벽히 준비된 '질투의 화신'은 이대로 작품을 포기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SBS로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질투의 화신'은 확실하게 SBS 편성을 못 박았다. KBS가 어떤 항의를 한다고 해도 편성을 변경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다.


현재 KBS는 해명에 나선 '질투의 화신' 제작진에 다시 반박 입장을 정리 중이다. 이번엔 공효진이 아닌 더 큰 카드를 내세울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싸움에 지치는 건 결국 대중들뿐. 욕심이 화를 부른 '질투의 화신'의 운명이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막막하기만 하다.

한편, '질투의 화신'은 방송국 내 아나운서와 기상 캐스터의 치열한 경쟁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공효진과 조정석이 출연하고 '미스코리아' '로맨스 타운' '파스타'를 집필한 서숙향 작가가 극본을 맡는다. 오는 8월 SBS서 방송될 예정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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