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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대박' 여진구, 하늘이 내려준 괴력의 스무살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04-19 10:1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야수' 최민수에게도, '괴물' 전광렬에게도 굴하지 않는 '괴력'의 여진구. 물 만난 고기처럼 거침이 없다.

여진구는 SBS 월화드라마 '대박'(권순규 극본, 남건 연출)에서 살을 주고 뼈를 벨 줄 아는 승부사이자 파란의 조정을 뚫고 왕좌에 오른 맹독한 왕자 연잉군으로 활약 중이다. '아역 스타'였던 그가 스무 살이 돼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인 만큼 지금과 전혀 다른, 180도 바뀐 '변신'을 예고했다. 결과는 꽤 성공적. 전보다 더 풍부한 감정선과 연기력을 과시한 여진구는 매회 안방극장을 가득 채우며 호평을 자아내고 있는 것.

특히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대박' 7회에서는 이인좌(전광렬)와 기 싸움에서 패하고 만 연잉군의 모습을 그리며 '흑화'의 서막을 알렸다. 불법 투전으로 이인좌의 꼬리를 잡으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간 것. 대신들은 이인좌 사냥에 나섰던 연잉군을 향해 "천한 무수리 소생 주제에 참으로 겁 없이 날뛰지 않습니까?" "앞뒤 분간도 못 하는 게 천출 티를 벗지 못한 거지요.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이라며 조롱했고 믿었던 세자 경종(현우)마저 이인좌를 감싸주며 연잉군의 경솔함을 꾸짖었다. 이인좌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 연잉군의 호기는 단번에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이인좌에게 완패당한 연잉군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쓰라린 패배감을 맛봤고 아버지 숙종(최민수) 앞에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분을 이기지 못해 부들부들 떠는 연잉군을 향해 숙종은 "이제서야 철이 드나 보구나"라며 오묘한 한 마디를 남겼다. 이후 연잉군은 달라졌다. 지난날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인좌의 모든 정보를 습득하며 다시 한 번 기회를 엿봤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지피지기 백전백승을 몸소 실천하며 반격을 예고했다.

실로 이날 방송에서 여진구는 다양한 색깔로 연잉군을 표현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발톱을 감추고 숨겼던 전과 달리 처음으로 '범의 새끼'다운 야성을 드러낸 것. 눈빛부터 말투, 행동까지 달라진 연잉군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해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를 높였다.

어디 이뿐인가? 여진구는 '연기 신(神)'이라 불리는 최민수, 전광렬과의 호흡에서도 뒤지지 않고 제 색을 펼쳤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내공의 소유자인 최민수, 전광렬에게 충분히 묻힐 수 있는 상황이 매회 펼쳐지고 있지만 그때마다 굴하지 않고 제 역량을 발휘하는 여진구다. 최민수에게서 보였던 '야수'의 모습이, 전광렬에게서 보였던 '광기'의 모습이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며 보는 맛을 더했다.

'대박'을 통해 연기 인생 2막을 연 여진구. '하늘에서 내려준 괴력의 스무 살'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대박'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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