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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결혼계약' 유이, 인생캐릭터를 만났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4-18 14:02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젠 정말 배우다.

애프터스쿨 유이가 물오른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유이는 MBC 주말극 '결혼계약'에서 어린 나이에 남편을 잃고 7세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 강혜수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강혜수는 한마디로 기구한 여자다.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은 빚만 한가득 남겨 어린 딸과 사채업자를 피해다녀야 했고, 설상가상 뇌종양 판정까지 받았다.

딸의 미래를 위해 한치훈(이서진)과 계약 결혼을 하고 정말 그와 사랑에 빠졌으나 이미 병세가 악화된 지 오래. 뇌종양이 커져 수술조차 불가능하다는 검사 결과를 받아들었다.

인간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운명을 멜로로 풀어내는 것이 유이에게 주어진 숙제였다. 베테랑도 어렵다는 감정 연기가 극의 전반을 지배하는데다 전작 SBS '상류사회'에서의 혹평도 가시지 않았다. 더욱이 간접 경험조차 하기 어려운 싱글맘 캐릭터였다. 누가 봐도 난이도 높은 배역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유이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피나는 노력과 열정으로 A+ 답안지를 내놨다.


가장 먼저 포텐이 터진 건 가위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씬이었다. 12회에서 강혜수는 한치훈과 이혼을 하게 됐다. 그런데 뇌종양 치료 후유증으로 건망증과 더불어 머리카락이 빠지자 거울 앞에서 가위를 들고 머리카락을 자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담담했지만 결국 눈물을 쏟아내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도 가슴이 먹먹해졌다. 특히 유이는 이 장면을 위해 직접 머리카락을 자른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더했다. 가발이 아닌 진짜 머리카락을 잘라야 했기 때문에 NG가 허용되지 않는 촬영이었지만 유이는 노련한 감정 연기로 한번에 OK 사인을 받아냈다는 후문이다. 여자들은 보통 심경의 변화가 있을 때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긴 한다. 그러나 자신의 머리카락을 직접 가위로 자르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위다. 그러니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위해 위험을 감수한 유이의 열정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후엔 눈물 연기가 시선을 집중시켰다. 유이는 거의 매회 눈물을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뇌종양에 걸린 자신의 처지가 원망스러워 울기도 했고, 딸과 한치훈에 대한 미안함에 눈물짓기도 했다. 뇌종양 투병의 고통에 남몰래 흐느낀 적도 있다. 유이는 이렇게 매번 다른 눈물의 의미를 정확히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 비결은 자연스러움이다. 이 드라마에서 유이는 딱히 예뻐보이려 노력하지 않는다. 울고 싶을 땐 목놓아 울고 고통스러울 땐 얼굴을 찡그린다. 여배우, 혹은 걸그룹 멤버로서의 유이를 내려놓고 캐릭터 강혜수의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화면에서 그를 보는 시청자들도 강혜수의 감정에 고스란히 녹아들 수 있었다.


소속사 플레디스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유이는 워낙 열심히 하는 친구다. 이번 작품 촬영에 돌입하기 전에도 꾸준히 연기 레슨을 받으며 캐릭터를 연구했다. 또 캐릭터에 맞추기 위해 살도 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계약'은 이제 종영까지 단 두 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까지 유이가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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