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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효 탈퇴·종국 슬럼프..'런닝맨' 6년의 민낯 통해 드러난 진심(종합)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6-04-17 20:31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런닝맨'이 6년만의 A/S 특집으로 속 깊은 곳에 감춰뒀던 진심을 꺼내들었다.

17일 방송한 '런닝맨'은 지난 6년간 출연한 게스트 중 미안함이 남는 스타에 대한 직접 사과를 기획한 애프터서비스(A/S)로 시작했지만, 방송 말미에는 멤버 변동 없이 똘똘 뭉쳐 지금의 '런닝맨'을 만들어온 7인의 말못한 속내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첫번째 A/S 대상자는 배우 박서준. 당시 자막 사고로 이름이 이서준으로 나가고, 한 겨울에 차가운 물 위를 걷게 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멤버들은 부담스러운 발마사지에 벌칙 이벤트로 그의 앙금(?)을 풀어줬다. 두번째 사과의 주인공은 배우 이요원. 데뷔 이래 거의 최초로 예능에 출연한 이요원에게 몸싸움을 시키고, 고귀한 여배우의 이미지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을 사과했다. 이를 위해 멤버들은 얼굴 몰아주기와 머리 위 물컵에 물담기 등의 게임으로 그녀의 마음에 눌러두었을 수 있는 '런닝맨'에 대한 스트레스를 싹 풀어줬다.

세번째 찾아간 출연자는 웹툰 지존 조석 작가. 당시 조석작가를 찾은 이광수는 총 95분 방송에서 5분 출연으로 끝내 버린 '나노 분량'을 만들었고, 이후 조석 작가는 연재 중인 웹툰 '마음의 소리'에 런닝맨의 굴욕을 그려 웃음을 주기도 했다.

멤버들은 조석 작가가 꿈 꾼(?) 이름표 뜯기 게임을 제안했고, 김종국, 이광수 등에게 계속 이름표를 뜯기던 조석 작가는 지석진을 희생량으로 이름표를 뜯어 결국 가슴에 아로새겼던 한(?)을 풀었다.

네번째 찾아간 스타는 문희준. 당시 김종국에게 '뚱땡이' 발언을 듣고 한동안 그충격에 헤어나오지 못했다는 문희준은 "연관 검색어에 뚱땡이가 뜬다"며 가족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호소했다. 이에 김종국이 직접 문희준 어머니에게 전화로 거듭 사죄하고 문희준의 몸매 관리를 약속했다.


마지막은 멤버들간의 A/S 시간이었다. 오글거리기만 할 줄 알았던 멤버들간의 사과와 고마움을 전하는 시간에는 의외로 그들이 장수 예능을 하면서 고민했던 시간들과 흔들렸던 갈등들이 속속 드러났다.

그 중심은 송지효였다. 유일한 여자 멤버인 송지효는 '런닝맨' 탈퇴를 진지하게 고민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후배 배우 이광수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송지효는 "당시에 이 자리가 내가 맞는 자리인가 싶어서 나간다고도 했다"며 "그 때마다 네가 정말 잘 잡아주고 받아준게 고마웠다"고 눈물까지 보였다. 이광수 또한 "누나가 언제 상처받는지, 어떤 행동을 싫어하는지 어렴풋이 아는데 뭐가 잘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열심히 하려다 보니 본의 아니게 너무 막 대하거나 상처를 주지 않았나 싶어 미안했다"고 화답했다.


'호랑이 악역' 캐릭터 김종국은 근육질 몸매 속에 숨겨둔 남모른 건강 문제를 털어놨다. 김종국은 유재석을 찾아 "몸이 아프니까 '런닝맨'에서 할 수 없는게 생기면서 슬럼프가 오더라"며 "몸이 안따라주니 멘트로 더 과격하게 하게 되고 멤버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특히 유재석을 상대한다는게 부담이 크다"며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형한테 막대할 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멘트에 내가 놀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개리도 유재석을 만나 가수와 예능인 사이에서 집중력 분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개리는 "내가 빠져주는게 프로그램을 위해 좋은 건가 싶을때가 많았다"고 말했고, 유재석은 "그건 나를 포함한 모든 예능인들의 고민"이라며 6년간 가족처럼 지냈지만 정작 속에 있는 말을 꺼내지는 못했던 멤버들의 고민을 하나하나 들어줬다.

마지막 유재석의 말에 '런닝맨' A/S 기획의 본래 의도가 들어있었다. 유재석은 "평생 같은 놀이터에서 같은 놀잇감으로 놀 수는 없지 않느냐. 우리도 변하려고 하고, 제작진도 새로운 놀이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런닝맨'이 사는 길이 그것"이라고 강조하며 리더로의 고민을 드러냈다. 유재석은 지난 연말 SBS 예능대상을 받으며 '런닝맨'의 시청률 상승을 약속한 바 있다. 유재석의 절치부심과 최근 '런닝맨' 제작진이 전격 세대교체가 맞물려 새로운 '런닝맨'으로 나가기 위해 한번 쯤 정리한 시간이 A/S특집이 아니었을까.

A/S 특집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본인들의 진심을 먼저 보여주고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다시 뛰려는 '런닝맨'의 다음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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