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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이승미 기자] 전현무(38). 단언컨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예능인이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스포츠조선은 여러 차례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바쁜 그가 시간을 내 인터뷰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일. 그래서 기자가 직접 캠핑카를 끌고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이하 '헌집새집') 녹화장으로 그를 만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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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 [출장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특히 지난 해 시상식에서 말실수가 많았어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제 잘못이고, 실수에요. 사실 그때 지금보다 더 '미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어요. 매일 아침 라디오도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데 시상식 진행만 5개를 맡았죠. 시상식이 기본 새벽 1, 2시에 끝나는데, 라디오 청취자 분들께 녹음된 목소리를 들려드리기 싫어서 생방송을 고집했죠. 너무 피곤하고 일이 많다보니 머릿속에 필터가 없어졌어요. 목 상태도 더욱 안 좋아졌죠. 성대가 너무 부어 뮤지컬 배우들이 목 상태가 안 좋을 때 맞는 스테로이드를 일주일에 세 번씩 맞았어요. 그런데 그걸 맞으면 얼굴이 퉁퉁 부어요. 완전 '문페이스'가 되죠. 얼굴도 목소리도 컨디션도 정상이 아닌 거예요. 저도 생방송 중 제가 내뱉은 말에 '헉' 할 때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실수를 한 것도, 몸을 잘 관리하지 못한 것도 다 제 책임이란 걸 알아요. 비호감 이미지를 그간 노력으로 많이 벗었는데, 연말의 실수로 인해 다 무너진 것 같았어요. 정말 뼈저리게 반성했어요."
-물론 실수가 있긴 하지만, 유독 다른 연예인에 비해 질타의 강도가 심한 것 같아요. '대중이 유독 내게만 더 엄격하다'는 생각은 없나요.
"사실 연말 전까지만 해도 시청자 분들의 질타가 그 정도까진 아니었어요. 시청자분들도 제 '밉상' '깐족' 캐릭터를 알고 이해를 많이 해주셨으니까요. 그런데 연말 시상식 이후 여론이나 댓글이 굉장히 공격적으로 변했죠. 하지만 다 제가 잘못해서 그런 거잖아요. 제가 지은 죄가 있기 때문에 누구를 원망하거나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인정하고 반성하는 게 맞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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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방송인들과 MC 호흡을 맞췄는데, 본인과 가장 잘 맞는 사람이 누군가요.
"저는 누구와 함께 하는 것 보다는 단독 MC가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단독 MC를 고집하는 건 절대 아니고 아직은 누가 저와 잘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유재석과 박명수, 신동엽과 성시경, 옹달샘(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처럼 듀오나 트리플로 호흡을 맞추는 분들 보면 부럽기도 해요. 저도 그런 짝을 만나고 싶어요."
-'비정상회담' MC 성시경, 유세윤과 굉장히 호흡이 잘 맞아 보이는데요.
"시경이 세윤이랑은 '비정상회담' 전에는 한 번도 방송을 같이 해본 적이 없어요. 두 사람은 '마녀사냥'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적이 있잖아요. 그래서 '비정상회담' 초반에는 나 혼자 혼자 동 떨어져 보이는 건 아닌가 싶어서 걱정도 많이 했어요. 초반에는 시경이랑 제가 역할이 겹치더라고요. 둘 다 진행과 정리 위주로 방송을 하던 사람들이라서 오디오가 겹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서로 견제하지 않고 양보하다보니 역할이 자연스럽게 나뉘더라고요. 제가 전체적인 진행을 맡고, 시경이가 토론 정리와 메시지를 전달하고 세윤이가 재미있는 양념을 치죠. 서로 욕심을 버리고 배려하다보니 역할이 확실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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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인 '해피투게더3'로 친정에 복귀했어요. 섭외 당시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엄청 기뻤죠. 사실 KBS에 돌아간다는 사실 보다 '해피투게더'에 합류하게 된다는 게 더 기뻤어요. 대표 프로그램인 걸 떠나서 제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프로그램이거든요. KBS 아나운서 시절에 한 10번은 출연했어요. 아이돌 댄스를 추면서 '무시퍼'라는 별명도 생기고 사랑을 받기 시작했어요. '해피투게더' 이후에 '남자의 자격' '생생 정보통'에 들어가게 됐죠. 그때 '대세'라는 말도 처음 들어봤어요. 그렇게 나를 만들어준 프로그램에 MC로 들어가게 되다니. 처음에는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어요."
-하지만 '해피투게더3' 방송 초반에 부침이 심했죠.
"바뀐 프로그램 컨셉트도 적응이 되지 않아 굉장히 낯설었어요. 거기다가 제가 할 역할이 없더라고요. 전 프로그램에서 주로 '진행' 역할을 맡았는데, '해피투게더'에서는 재석이 형이 있잖아요. 제가 진행을 맡지 않는 프로그램은 처음이었어요. 진행은 재석이 형이 하고, 재미있는 양념 역할은 명수 형이 하고, 도대체 난 뭘 해야 하나 싶었어요. 제 역할이 정말 어정쩡했어요. 그런데 프로그램 컨셉트가 본격적인 토크쇼 형태로 바뀌고 나니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어요. 제작진도 재석이 형과 2MC로 생각하라고 하더라고요. 재석이 형이 전체적인 진행을 주도하되 제가 분담하는 식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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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와 달리 '뇌섹시대'에서는 모든 패널들을 이끄는 단독MC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뇌섹시대' 녹화 때는 책임감이 강해져요. '해피투게더'에 비해 책임감이 10대는 되는 것 같아요. '해피투게더'에는 재석이 형이 있지만, '뇌섹시대'는 100%로 제가 이끌어야 해요. 출연진 모두 예능에 익숙한 사람들이 아니니까 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녹화가 진행이 되지 않죠. 그래서 녹화가 잘 안 풀리거나 토크가 잘 되지 않는 날에는 멤버들과 제작진들에게 굉장히 미안해요."
●전현무 [출장토크③]으로 이어집니다.
ran613@sportschosun.com,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