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행복했다가 슬펐다가, 죽었다가 살았다가. 이 모든 걸 한 회에 쏟아부은 '태양의 후예'에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시청자가 상당하다.
유시진은 언제나처럼 갑작스럽게 작전을 떠나야 했고 강모연은 이런 유시진을 보면서 안타까워했다. 유시진은 "한 계절만 혼자 지내고 있어 달라"며 연인 강모연을 다독인 후 작전을 위해 한국을 떠났다. 하지만 이번엔 쉽게 돌아올 수 없었다. 유시진은 작전 중 오른쪽 가슴에 총을 맞고 쓰러졌고 함께 있던 서대영 역시 총상을 맞았다. 게다가 두 사람은 몸을 피할 겨를도 없이 폭발사고를 당한 것. 시신조차 찾을 수 없었던 상황에 처한 두 사람은 결국 '전사'처리했다.
이제 막 평범한 데이트, 평범한 연인으로 사랑을 키워나갔던 강모연과 끝내 화해하지 못한 윤명주(김지원)는 서로 연인을 그리워하며 매일 눈물로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국가에겐 명예로운 죽음이었지만 두 사람에겐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죽음이었다.
강모연이 손에 쥐고 있던 무전기에서 익숙한, 그리웠던 유시진의 목소리가 들린 것. "빅보스 송신"이라는 무전에 놀란 강모연은 황급히 휴대전화를 꺼냈고 자신이 보낸 메시지가 '읽지 않음'에서 '읽음'으로 바뀌는 걸 보게 됐다. 곧이어 "이쁜이는 뒤를 돌아봅니다"라는 무전이 울려 퍼졌고 거짓말처럼 유시진이 이쁜이 강모연을 향해 걸어왔다. 죽은 줄 알았던 연인을 보며 강모연은 "말도 안 돼"라고 오열했고 유시진은 이런 강모연을 보며 "자꾸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내지 말입니다"라고 미안해했다. 이로써 '태양의 후예'는 유시진과 강모연의 해피엔딩을 확정 짓는 엔딩으로 15회를 마쳤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60분. 시청자는 기쁘기도,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유시진의 생존을 누구보다 바랐지만 이렇게 빨리, 이뤄질지 몰랐다는 반응. 강모연의 감정을 조금 더 깊게, 오래 느끼고 싶었지만 너무 빠른 전개로 몰입이 깨졌다는 볼멘소리가 상당하다. 마치 할리우드의 히어로물처럼 매번 살아 돌아오는 유시진의 모습이 '웃프다'는 것. 롤러코스터 같은 엔딩을 포용하는 시청자. 자꾸 그 어려운 걸 시청자가 해내고 있다.
이제 단 1회만을 남겨둔 '태양의 후예'가 웰메이드 멜로로 남을지, 실망스러운 용두사미 막장 드라마가 될지 오늘(14일) 밤 결정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KBS2 '태양의 후예'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