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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아니라 '우리나라 음악대장'이다.
'하여가'는 대단히 스케일이 큰 곡이다. 음역도 그렇지만, 랩과 선율을 오가는 호흡 역시 난해하다. '노래대장'은 '하여가'를 쉽게 해석해냈다. 목소리 하나로 무대를 가득 메웠다. 첫소절 '난 그냥 이대로'라는 가사를 크레센도로 읊조리는 듯한 차갑고도 묵직한 저음, 또렷한 발성에서 이미 좌중은 압도됐다. 6연승을 예감했다. 서태지가 지닌 맑은 소년의 창법과는 또다른 수컷의 폭발적인 고음이 작렬했다. 로커의 폭발력과 래퍼의 냉정함이 뜨겁고 차갑게 시시각각 어우러지며 '노래대장'만의 하여가가 탄생했다. '난 그냥 네게 나를 던진 거야'는 그의 목소리에 자신을 내맡긴 청중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가사가 됐다.
이날 초대가왕 솔지의 "정말 이런 말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미치신 것 같다"는 '직설' 감탄사는 적확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