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청춘' 나영석PD "제작진 기준 아닌 시청자 입장에서 보겠다"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03-30 17:04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나영석PD가 "제작진의 기준이 아닌 시청자의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나영석PD는 30일 오후 3시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소위원회에 참석했다. tvN 예능 프로램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에 대한 의견진술을 위해서다.

지난 11일 방송한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에서는 류준열, 박보검, 고경표, 안재홍이 투숙객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수영장에서 출연자들이 들어가 수영하고 속옷을 벗어서 흔드는 장면이 등장해 논란을 불렀다.

또 차를 타고 가던 중 혼자 있는 동물을 향해 인생을 논하며 일본어인 '독고다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독고다이'는 일본어 '특공대'에서 나온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일제 가미카제가 홀로 자살공격을 한 데서 나온 말이다. '홀로'라는 의미로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지만 엄연한 일본 제국주의 시대 용어다.

수영장 장면이 문제가 되면서 앞서 방송된 지난 4일 방송분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방송에서 멤버들이 호텔 조식을 먹으면서 실내 가운을 그대로 착용한 채 식사를 하다 호텔 직원의 제지를 받은 것 역시 '비매너'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23일 열린 소위원회에서는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속 일부 장면들이 방심위 심의 규정 위반의 소지로 심의 안건에 상정됐다.당시 소위원회는 해당 안건에 대해 의견진술을 청취키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나영석PD는 시청자들이 비판한 세 가지 부분에 대해 차례로 언급하며 진심어린 해명을 밝히며 시청자들에 사과했다. 특히 "현장의 분위기까지는 접할 수 없는, TV로 방송을 보는 시청자의 기준에서 보지 않고 제작진의 기준에서 판단한 것 같다"며 시청자의 입장을 중시하는 프로그램 제작 의지를 전했다.

나PD는 투숙객이 함께 사용하는 수영장에서 속옷을 벗고 흔드는 장면에 대해 해명하기 전 "나미비아는 분위기가 굉장히 자유롭고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여느 호텔이나 리조트 수영장과 다르게 그런 행동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라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어 "하지만 이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 판단한 것은 제작진의 실수다. 현장의 상황이 아닌 시청자의 판단 기준에서 생각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못하고 방송, 시청자의 불쾌감을 산 부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라고 사과했다.

또한 가운 차림으로 식당을 이용해 '비매너' 논란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 "여행에 익숙하지 않은 출연자가 할 수 있는 귀여운 실수라고 생각했다"라며 "시청자들에게 불쾌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부분을 간과한 것은 제작진의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고다이' 자막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없이 제작진의 무지에서 비롯된 실수"라며 "흔히 쓰는 표현이라 제국주의 시대 용어임을 인지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방심위 측은 "재미도 좋지만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출연진이 드라마를 통해 상당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공인이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했다", "제작진이 단순한 규정 보다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제작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을 대표한 나영석 PD의 의견진술을 청취한 위원들은 권고 3, 주의 2, 문제없음 1로 경징계인 '권고'에 의견을 모았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tvN '꽃보다 청춘' 방송화면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