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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기억' 적인듯 아군인듯, 이성민·송선미라 가능한 케미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03-22 13:28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이성민과 송선미, 로맨스가 없어도 케미가 산다.

지난 19일 방송을 시작한 tvN 금토극 '기억'에서는 전작 '미생' 속 오과장의 이미지를 벗은 이성민, 주로 따뜻한 감성을 그려내 왔던 송선미의 변신이 눈길을 모았다.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선고 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 남은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이자,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그린 작품이다. 이성민이 잘 나가던 변호사에서 알츠하이머로 쌓아 온 모든 것을 잃게 된 박태석으로 분해 기대를 모았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이성민과 여러 번 호흡을 맞추는 송선미의 케미도 방송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송선미와 이성민은 앞서 MBC 드라마 '미스코리아' '골든타임'(2013)에서 미묘한 로맨스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들은 '골든타임' 이후 연극 '거기'에서 또 한 번 호흡하기도 했다. '기억'은 그런 이들의 드라마 속 세 번째 만남이다.

지난 19일 방송된 1회에서 한정원은 박태석에게 김선호 박사(강신일) 딸이 유학시절 마약사건에 연루됐던 사실을 귀띔하며 사건 해결의 단서를 줬다. 태석은 그런 정원에게 "이런 자료를 알고 있으면서 왜 나에게 사건을 넘겼느냐"고 물었다. 정원은 "클라이언트가 박 변호사를 지목했다"고 답했지만, 태석은 "더러운 똥 치울 사람이 필요했겠지. 앞으론 직접 치웠으면 좋겠다"고 냉소를 지었다. 두 사람의 미묘한 라이벌 관계가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20일 방송된 2회에서는 한정원이 김선호의 자살을 거론하며 태석을 몰아붙여 눈길을 모았다. 한정원은 "박 변호사의 일처리 방식이 도가 지나칠 때가 많다"고 지적했고, 울컥한 박태석은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말하고 싶은 거냐고 받아쳤다. 이어 그녀를 향해 "한 가지만 해. 정의롭던가 정의로운척하지 말던가"라고 쏴붙였고, 정원은 쓴웃음을 지었다.

두 사람의 오랜 호흡 때문일까. 앙숙 같으면서도 지나치게 날서지 않은 태석과 정원의 관계가 이성민과 송선미를 통해 더욱 절묘하게 표현됐다. 전작들에서 애틋한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두 사람이 '기억'에서는 초반부터 충돌하며 어떤 관계를 형성해 나갈지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그간 주로 부드럽고 단아한 여성상을 보여줘 왔던 송선미는 이번 작품에서는 로펌 파트너 변호사 한정원 역을 맡아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로 변신을 꾀했다. 정원은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는 평판을 듣지만, 의뢰인과의 관계뿐 아니라 동료와 직원들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감정을 소비하지 않으려 일부러 노력한다.


하지만 정원은 실은 누구보다 감성적인 사람이라는게 제작진의 인물 설명. 박태석과 보이지 않는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그녀에게 농담을 건네는 사람도 태석 뿐으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유일하게 서로를 이해하는 묘한 관계에 있어 눈길을 끈다.

앞으로 기억을 잃어가며 힘겨운 상황에 처하게 될 태석에게 정원이 적이 될지, 힘이 될지. 두 사람의 색다른 케미를 보는 재미도 '기억'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tvN '기억'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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