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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영화 '글로리데이'의 시작과 끝은 바다를 향해 질주하는 스무살 청춘의 눈부신 순간을 담는다. 반복 배치된 똑같은 장면이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스무살이 처음 만끽한 자유로움은, 영화가 끝날 무렵 돌이킬 수 없는 비극과 절망으로 다시 새겨진다. 네 명의 청춘배우들이 강렬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중심엔 신예 지수가 있다. "우리 영화는 경쾌하게 시작하지만 상황이 급변해요. 우리의 청춘도 다르지 않아요. 어른이 되면 행복할 거라 믿지만, 결국 현실에 쫓기며 살게 되니까요."
지수가 연기한 반항아 '용비'는 영화의 주된 정서를 책임진 캐릭터다. 지수는 반항과 순응이 공존하는 눈빛에 스무살의 환희와 좌절을 담았다. '태양은 없다'의 이정재를 떠올리게 하는 그의 묘한 매력이 청춘영화를 만나 격렬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지수는 "'글로리데이'는 우리의 영화"라고 했다. 여기서 '우리'는 김준면(엑소 수호), 류준열, 김희찬까지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네 친구를 말한다. 실제로 그들 넷은 함께 여행 가고, 자주 만나서 연기 고민을 나누는 절친이다. 네 친구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관객에게도 큰 보람이 아닐까 싶어 흐뭇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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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영화와 드라마로 무게중심을 옮기기 전, 1~2년간 필모그래피에 공란이 있다. 딱 스무살 때였다. "예리하시네요"라며 '푸흡' 웃음을 터뜨린 지수는 "정말 열심히 놀았어요"라며 살짝 들떴다. "2012년엔 기획사의 연기자 연습생으로 잠깐 생활했고, 이후에 아르바이트도 하고, 여행도 다녀왔어요. 그때는 강남 길거리만 걸어도 재밌더라고요. 마치 신세계를 경험하는 기분이었어요. 한마디로 한량이었죠.(웃음) 그때 더 놀았어야 하는 건데, 지금 생각하면 아쉽기도 해요." 그가 "놀았다"고 말한 일들을 더 자세하게 물으니, 오디션 정보를 찾아보거나 소속사를 알아보는 일, 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는 일처럼 연기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그 모두가 도전과 모색의 시간이었다.
2014년 단편영화로 다시 연기를 시작해 2015년 드라마 '앵그리 맘'과 '발칙하게 고고'로 주목받았고 2016년 '글로리데이'로 관객 앞에 섰다. 3월 말엔 청춘 3부작 드라마 '페이저 터너'가 방영될 예정이고, 드라마 '보보경심: 려'를 한창 바쁘게 촬영 중이다. 그리고 이 모든 출연작에서 지수는 청춘의 방황을 그렸다. 그렇게 지수는 20대를 대표하는 청춘의 얼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대에서 영상으로 넘어온 건, 내 청춘의 특별한 순간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워낙 청춘물과 성장물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생각한 대로 흘러가고 있어요. 한참 뒤 지수라는 배우를 떠올렸을 때, '청춘'이 꼬리표처럼 따라왔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때도 청춘의 열정과 호기심은 변하지 않을 테지만요."
suzak@sportschosun.com·사진제공=프레인, 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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