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후예'③, 누가 송혜교에게 돌을 던지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3-17 10:10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누가 송혜교에게 돌을 던질까.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이제 반환점을 돈다. '태양의 후예'는 지난 16일 7회를 방송했다. 오늘(17일) 8회가 방송되고 나면 총 16부작 중 절반이 지나게 되는 셈이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온갖 스포트라이트는 남자주인공 송중기에게 쏟아졌다. '만찢남'(만화책을 찢고 나온 남자), '군대 오빠'라는 등 각종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어느새 중국에서도 인기 연예인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송중기 앓이'의 서막을 알렸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여주인공 강모연을 연기하고 있는 송혜교에게는 야박한 분위기다.

그동안 겪었던 일련의 사건들 때문인지 송혜교를 향한 시선은 이상하리만큼 곱지 않다. 특히 연기력에 대한 얘기가 많다. 이전까지 송혜교가 보여줬던 연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뿐더러 현실성도 떨어진다는 것. 이들이 문제로 삼는 부분은 '의사같지 않다'는 것이다. 수술 장면이나 진료 장면에서 의사라고 하기에 너무나 어색한 실수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우르크 지진 재난 현장에서 송혜교가 풀메이크업에 치마를 입고 구두까지 신고 구조작업에 임한 것은 최악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런 부분이 정말 사실적인 지적일까.

일단 송혜교가 현실성이 떨어지는 건 분명하다. 세상 어디에도 송혜교와 같은 미모를 가진 의사는 없다. 그런 점은 송중기 진구 김지원 모두 마찬가지다. 하지만 연기력 자체는 크게 흠잡을 만 하지 않다. 물론 초반엔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회가 거듭될 수록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왔다. 덕분에 송중기와의 러브라인, 의과 후배인 온유(샤이니)와의 코믹 호흡, 이승준과의 날선 호흡 등이 모두 살아났다. 생명 앞에서는 한없이 진지해지고, 자신의 커리어 앞에 당당하며,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저돌적이고, 때로는 자신을 놓고 웃음을 안길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한번에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다만 초반부에는 의사 라인보다는 송중기와 진구의 군인 라인에 좀더 무게중심이 쏠려있다 보니 주목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건 사실이다.


송혜교는 "의사보다 군인이 더 부각되는 부분은 있었던 것 같다.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10명 중 10명이 다 내 연기에 만족하실 순 없을 것 같다. 실제 촬영을 하며 어려운 점이 많았다. 태어나면서부터 의사 공부를 한 사람도 아니고 역할 때문에 급하게 공부하고 현장에서 의사 선생님들께서 가르쳐 주셨다. 분명히 어설픈 부분은 있을 거다. 그래도 워낙 드라마가 재밌으니까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재난 현장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라는 지적은 분명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 정확히 이 상황은 한껏 꾸미고 귀국길에 오르려던 강모연이 재난 발생 소식을 듣고 급하게 달려가는 모습이었다. 옷을 갈아입을 시간도 있었겠지만 빨리 현장에 도착해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겠다는 캐릭터의 마음을 담은 설정이었다. 송혜교는 "재난 현장에서 치마를 입었던 건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다 아실 거다. 한국에 돌아가려고 예쁘게 차려입은 설정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재난이 발생하면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에도 속옷이 보이던 말던 내가 어떻게 되던 사람을 빨리 구하는 게 첫번째 임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그런 설정을 넣으셨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씬만 본다면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태양의 후예'는 멜로와 함께 휴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풀어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의사들의 이야기 비중도 늘어난다. 그리고 이미 송혜교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6일 방송에서도 생사의 키를 쥐고 있는 의사의 고뇌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앞으로 송혜교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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