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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절대 군주'의 표상인 이방원은 드라마,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드라마틱한 삶을 산 덕분에 사극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인물이고 남자배우들에겐 꼭 한번 연기해보고 싶은 '선망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방원의 '전설'이 된, 유동근
1996년 11월 24일부터 1998년 5월 31일까지 무려 159회를 방영한, 진정한 대하 사극 '용의 눈물'.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용의 눈물'은 당시 '국민 드라마'로 칭송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이런 '용의 눈물'의 인기를 견인하는 인물이 바로 이방원 역의 유동근이었다.
'용의 눈물'에서 아버지 이성계 역을 맡은 고(故) 김무생과 불꽃 튀는 대립각을 선보인 유동근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탄성이 터질 만큼 역대급 명연기를 펼쳤으며 이방원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이방원의 전설'이다.
'냉혈 이방원'의 끝판왕, 안재모
2014년 1월 4일부터 6월 29일까지 안방극장을 찾은 '정도전'. '용의 눈물'과 마찬가지로 명품 배우들과 명품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만든 웰메이드 사극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방영 당시 20%를 웃도는 시청률을 보이며 남녀노소 전 연령의 사랑을 받은 '정도전'에서 이방원 역을 맡은 배우는 안재모였다.
안재모는 강인했던 리더 이방원의 모습보다 좀 더 차가운, 냉혈한 이방원을 그려 이전의 이방원을 연기했던 배우들과 차이를 둬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었다.
무엇보다 안재모의 이방원은 선배 유동근과 긴밀한 연결고리를 형성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과거 '용의 눈물' 당시 이방원의 아들 세종 역을 맡았던 안재모는 이후 '정도전'에서 이성계(유동근)의 아들 이방원으로 또다시 호흡을 맞춘 것. 방송 당시 유동근 못지않은 이방원을 열연했다는 호평이 자자했다.
전설 위협한 '청춘 이방원', 유아인
지난해 10월 5일 첫 방송 돼 종영을 단 2회 앞둔 '육룡이 나르샤' 또한 이방원의 인생드라마를 선보이며 시청자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이 작품 역시 명품 사극으로 매회 호평을 끌어내고 있는데 특히 이방원을 연기한 유아인에 대한 극찬이 상당하다. '용의 눈물' 유동근을 능가할, 역대급 이방원의 탄생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역대 이방원 중 가장 어린 나이의 유아인은 피도 눈물도 없는 강인한 '절대군주'가 아닌 욕망에 갈등하고 고뇌하는 '청춘의 이방원'을 그려 신선함을 안겼다. 운명의 사건을 겪을 때마다 혼란에 빠지지만 이를 극복한 이후엔 그 누구보다 단단한 폭두로 변신하는 모습을 매력적으로 펼쳐냈다.
감정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눈빛, 목소리, 태도는 마치 실제 이방원을 본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게 만들었고 보는 이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광기 연기로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또래 배우 중 단연 최고의 연기력을 과시하는 유아인은 가장 현실적인 이방원을 연기했다는 평을 받으며 이방원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