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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1박2일-안중근 의사 특집', 이쯤되면 '개념방송' 인정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3-14 09:1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개념방송'이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3)'가 진실된 감동을 예고했다. 13일 방송된 '1박2일3'에서는 하얼빈 특집 세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제작진은 '러시아 몰카'로 멤버들을 집단 멘붕에 빠트렸다. 이에 우왕좌왕하던 멤버들은 서로에게 몰래 카메라를 시도하며 속고 속이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안겼다. 이후 살벌한 추위와의 사투 끝에서도 빛나는 두뇌 회전을 보여준 정준영이 수석 졸업생으로 임명되면서 하얼빈 특집은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반전은 남아있었다. 바로 '안중근 의사 특집'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사실 하얼빈은 우리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장소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쏜 곳이 바로 하얼빈 역이기 때문. '1박2일3'는 애초 이런 역사적인 의미도 담아 이번 혹한기 특집을 준비했다. 연출을 맡고 있는 유호진PD는 혹한기 특집을 떠나기 전 스포츠조선에 "사실 3·1절과 맞물려 그런 의미를 담고자 하는 생각도 있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혹한기 캠프 자체를 진행하려면 국내 여행지로 충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뭔가 새로운 그림을 보여주고자 '1박2일' 시즌 사상 처음으로 해외 특집을 기획하게 됐다. 여기에 3·1절이란 시기적인 의미까지 고려하면서 하얼빈이 최적합지로 낙점된 것. 물론 민감한 사안인 만큼 얼마나 방송에 노출시킬 수 있을지가 미지수였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시도 자체에 의미가 있던 기획임은 분명하다.

'안중근 의사 특집'은 여러모로 기대를 모은다. 일단 하얼빈에는 안중근 의사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많다. 우선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빼놓을 수 없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9시 30분에 맞춰져 있는 시계부터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치르기 위해 하얼빈에 머물렀던 11일 간의 행적이 담긴 게시물까지 간절하고 절박했던 당시 상황으로 떠나볼 수 있다. 여기에서 1000km 정도 가면 안중근 의사가 서거한 대련 뤼순 감옥이 있다. 그런가 하면 악명 높은 생체 실험, 즉 '마루타' 논란을 불러왔던 일본 관동군 731 부대의 만행이 남아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인간이길 포기한 일제의 악랄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선대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최근 일본 위안부 합의 사안으로 시끌시끌한 분위기다. 그러면서 시인 윤동주의 젊은 날을 조명한 영화 '동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귀향' 등 우리의 아픈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1박2일3'의 '안중근 의사' 특집 역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다루기 어렵지만 꼭 알아야 할 우리의 역사를 다뤘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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