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민성욱 "유아인, 이방원 그 자체…덕분에 조영규 몰입"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03-11 15:51


배우 민성욱.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3.0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뤄질 수 없는, 애틋한 로맨스를 펼친 분이(신세경)도, 한이불 덮고 사는 조강지처 민다경(공승연)도 아니다. '킬방원' 유아인의 손을 가장 많이 탐한 이는, 배우 민성욱(37)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김영현·박상연 극본, 신경수 연출)에서 이방원(유아인)의 오른팔 조영규를 연기한 민성욱. 오로지 이방원 하나만을 믿고 가는 충직한 무사 조영규를 때론 유쾌하게, 때론 묵직하게 그려내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런 조력자 조영규의 균형 덕분에 유아인 역시 더욱 섹시하고 멋진 군주 '킬방원'을 만들 수 있었던 것.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유아인과 첫 호흡을 맞춰본 민성욱은 "잘나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육룡이 나르샤'를 촬영하는 6개월 동안 유아인을 지켜본 선배이자 동료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였다.

"호평이 자자했던 유아인을 이번 '육룡이 나르샤'에서 처음 만났는데 '대세'는 역시 다르더라고요. 왜 이렇게 잘하는지 연기에서 보이더라고요. 유아인의 눈을 보면 그냥 그곳이 조선 시대였고 그 사람이 이방원이었어요. 덩달아 저도 조영규로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었죠. 저도 아직 어려운 50부작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히 꿰뚫고 있는 모습도 놀랐고요. 미세한 감정선까지 간파하고 소화하는데 정말 놀랐어요. 대단한 친구더라고요."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실제로 민성욱은 유아인의 오른팔이 되기까지 캐릭터 방향에 혼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극 초반 이성계의 사병 출신이었던 민성욱은 이방원의 사람이 되는 과정에서 타당성을 찾기 위해 고심했고 그때 중심을 잡아준 게 유아인의 눈빛과 손이었다.

"선죽교에서 정몽주(김의성)를 죽이고 이방원과 조영규가 집으로 돌아가잖아요. 거기에서 이방원이 '형'이라 불러주며 손을 잡아주는데 울컥했어요. 마치 제가 조영규가 된 것처럼 '이 사람이라면 내 인생을 맡겨볼 만하겠다' 충심이 생겼죠. 앞서 이방원이 정몽주를 죽이겠다 결심할 때도 손을 잡아줬거든요. 그 손 때문에 조영규가 목숨을 다해 충성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하하."


배우 민성욱.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3.09
생각해보면 분이와의 로맨스보다, 민다경과 혼인보다 더 설굥 조영규와 이방원의 '브로맨스'였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유아인의 손을 가장 많이 잡힌 남자 아닌가?"라는 본지의 우스갯소리에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고 받아치는 민성욱. 최고의 파트너였다며 유아인을 추억했다.

"유아인의 손을 가장 많이 잡은 남자가 아닐까 싶네요(웃음). 정말 유아인의 연기를 옆에서 볼 때마다 부럽기도 감동하기도 해요. 조영규의 죽음 앞에서 설움을 폭발하는 유아인에 감탄했죠. 조영규 죽음도 좀 더 풍성하고 강렬하게, 뭉클하게 그려졌던 이유는 바로 유아인 아닐까요? 하하."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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