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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세월까지 연기하는 '시그널', 이제훈이라고 다를소냐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03-09 10:1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이제훈이라고 빠질 순 없다. 조진웅, 김혜수에 이어서 이제훈까지 세월마저 연기한다.

종영을 단 2회 앞두고 있는 tvN 금토극 '시그널'은 '장르 드라마는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시청률에 한계가 있다' '웰메이드 드라마라도 후반부로 갈 수록 산으로 간다' 등의 한국 드라마의 고정관념을 깨부시고 있다. 치밀하고 스토리와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출력,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까지 더해져 1회부터 지난 주 방송됐던 14회까지 매회 '레전드 편'을 갱신하며 '역대급 명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과거와 현재의 형사가 무전기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스토리를 담은 이 드라마에서는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했던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만큼 두 시점을 모두 연기하는 김혜수와 조진웅의 탁월한 연기력이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과거화 현재의 차이를 명확히 두면서도 전혀 이질감 없는 연기에 두 배우는 '세월까지 연기하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에 좀처럼 과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고 현재 시점에만 등장했던 이제훈 마저 '10대 시절 박해영'의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선배인 김혜수, 조진웅과 함께 '세월 연기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주 13회와 14회 방송에서 박해영(이제훈)의 고등학생 시절의 모습이 그려졌다. 성폭행범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후 손목이 그어진 채로 살해 당한 형을 직접 목격한 이제훈은 세상에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삐딱하게 자라 반항기 가득한 10대 시절을 보냈다. 공부와 담을 쌓은 것은 물론, 죽은 형을 욕하는 또래 친구들에게 주먹을 휘두르기 까지 했다.

그런 이제훈에게는 예리한 프로파일러 박해영의 모습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어린 시절 상처와 질풍 노도의 시기에서 방황하는 10대 소년 박해영의 모습만 있었을 뿐이다. 표정은 물론 말투까지 질짜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위화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이제훈의 훌륭한 연기가 '시그널'이 마지막까지 '명품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는 데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는 게 시청자들의 평이다.

지난 주 방송 말미 예고편에서는 양 손에 피를 묻히고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박해영의 모습이 담겨 '시그널'이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시그널'은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두고 있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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