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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윤현민 "'금사월' 70부였다면 백진희와 맺어졌을 것"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03-08 17:41


윤현민 / 사진제공=엔터테인먼트아이엠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MBC '내 딸, 금사월' 종영 후, 윤현민(31)의 종영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내 딸, 금사월'이 매회 화제와 더불어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인기를 누렸지만, 윤현민은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을 하는 동안 결별과 열애설이라는이슈가 있었기에 인터뷰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드라마 자체가 '막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고, 그 속에서 많은 캐릭터들이 때론 찬사를 얻고 때론 욕을 먹기도 했다. 윤현민이 연기한 강친빈 또한 열띤 지지를 얻었다가 후반부 우왕좌왕하는 행동으로 따가운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절제되면서도 편안하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 놓는 윤현민과 대화의 끝, 어느새 그를 둘러싼 여러 상황들은 지워지고 기자의 머리에는 오롯이 '배우 윤현민'만이 남아 있었다. 강찬빈이라는 역할을 통해 더 강해진 연기에 대한 갈증, 이번 작품에서 느꼈던 아쉬움이나 고마움까지. 가감없는 그의 진심이 절실하게 다가왔다.

-'내 딸, 금사월' 결말은 마음에 드나.

사월이(백진희)와 남매도 아니고, 애매모호하게 그려졌는데. '두 사람이 잘 됐으면' 하는 생각도 내심했다. 하지만 상황이 잘 될 수만은 없겠다 싶긴 했다. 마지막회에 지나가는 사월이를 바라보는 강찬빈의 모습이 있었는데, 거기에 나름 의미를 부여하긴 했다. 60부 70부까지 갔으면 두 사람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사월이를 남매로 인정하긴 싫었다.

-본인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래도 사랑을 지켰겠죠. 우선 사랑을 지켰을 것 같다. 아버지와 어머니 관계에 대해선 잘 해결해 나가려고,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 했을 것 같다.


-김순옥 작가가 워낙 화제와 논란을 함께 가지고 가는 작가인데, 어떤 면에서 출연을 결심했나.

JTBC '순정에 반하다' 끝나고 한 달 동안 정경호와 뉴욕을 여행했다. 여행에서 귀국한 날 김순옥 작가님과 미팅을 하러 갔다. 다른 작품 출연도 고민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미팅이 끝날 때 쯤 작가님이 '지장이라도 찍고 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유명한 작가님이 제 이름은 아시고, 그렇게까지 러브콜을 보내 주시니까 영광이고 고마웠다. '내 딸, 금사월'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윤현민 / 사진제공=엔터테인먼트아이엠
-김순옥 작가가 그렇게 탐을 낸 이유는 뭘까.

지인 중에 제작사에 계신 분이 있는데 그 분 메신저 프로필 사진이 저였다고 하더라. '누구야?' 했더니 '얘 몰라?' 그랬다고. 그래서 김 작가님이 '순정에 반하다'부터 '무정도시'까지 다 찾아 보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저를 꼭 만나고 싶었다고. 그 제작사 관계자분 감사하고 연락처라고 알고 싶다. 하하.

-강찬빈이라는 캐릭터에서는 어떤 면을 보여주고 싶었나.

실제 드라마에 나오지는 않았는데 사월이가 찬빈의 비서로 들어오는 신이 있었다. 신나는 일이 많을 것 같았다. 세훈이(도상우)와 삼각 관계가 되면서 질투도 하고, 신선한 에피소드를 상상했었다. 선배님들이 얽힌 스토리와 젊은 배우들의 이야기가 섞이면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미니시리즈 못잖은 로맨틱 코미디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 부분이 많이 사라져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좋았던 신들이 많았다.

-또래 배우들과 많이 친해졌다고 들었다.

저, 박세영, 도상우, 백진희 젊은 네 명 배우들이 많이 친해졌다. 워낙 기라성 같은 대선배들이 참여하셔서 어려웠는데 초반에 그 네 명이 또래다 보니까 쉬는 날 맥주도 한 잔 하면서 친하게 지냈다. 백진희와는 초반에 많은 장면이 만아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신이나 장면들의 경우 사월이랑 티격태격하는 신들이다. 서로 준비해 온 것을 현장에서 조율하고, 좋은 시너지도 나왔고, '찬사커플' 많이 응원도 있어서 신났었다. 호흡이 되게 잘 맞았는데, 나중에 멜로가 없어졌을 때 아쉬움이 많았죠.

-전인화가 인터뷰에서 '윤현민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고 칭찬 했는데.

어머니(전인화) 아버지(손창민)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도움 주셨다. 전인화 선배님의 경우 정말 여느 엄마들이 아들한테 하는 얘기를 다 해 주셨다. 재테크 방법부터 결혼 시기, 다음 작품 선택에 대한 조언까지. 드라마 끝나고도 인터뷰에서 저를 언급하신걸 보고 '이렇게 챙겨주시나' 울컥하더라. 너무 고마웠다. 어머니에게 충성을 하겠다고 다짐했다.(웃음)


윤현민 / 사진제공=엔터테인먼트아이엠
-선배 연기자들과 한 작품에서 만나는게 자주 없는 기회인데, 호흡은 어땠나.

정말 다들 성격이 호탕하셔서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손창민 선배님은 어떻게든 분위기 띄우시려고 농담도 하시고. 현장이 편했고, 되게 감사하고 있다. 어머니는 아들처럼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아버지는 제가 혼자서 어려워하고 있으면 먼저 다가오셔서 '이건 이렇게 한 번 생각 해 봐' 슬쩍 조언을 해주시곤 했다. 그래서 두 분께 같하게 감사함을 가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즉각적이라, 드라마 전개에 따라 호응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

댓글을 잘 찾아보지는 않는 성격인데 촬영장에 있으면 다 들린다. 신경 안 쓰려고 하는데도 상처를 받게 되고, 연기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빠른 스토리 전개이다 보니, 배우로서 연기하기 쉬운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중간에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는 장면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럼 전개가 늘어지니까. 사건에서 사건으로 바로 넘어가는 전개를 좋아해 주는 분도 있고, '이게 말이 돼?'라며 개연성에 대해 아쉬움 가지시는 분도 계실거고. 장단이 있는 것 같다.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찬빈이가 어쩔 땐 아버지 편에 섰다가, 어머니 편에 서고. 또 사월이랑 어렵게 재회하는가 했더니 그 다음회 이별을 통보하고. 사실 그런 게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 부분이 해석하기에 어려웠다. 작가님도 찬빈이를 풀어가는 게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 명의 구도 사이에 껴있어서, 아버지 편에 서자니 어머니가 걸리고, 사월이 편에 서자니 부모님이 걸리고.

-유재석이 특별 출연해서 화제가 됐었다. 메뚜기 춤을 따라 춘 것도 인상적이었는데.

처음에 뵙고 깜짝 놀랐다. '유느님'이잖나. 인사를 해야하는데 입이 안 떨어지더라. 그때 선배님이 먼저 손을 잡아 주면서 인사를 해주시더라. '역시 유느님이야' 싶었다. 그러면서 촬영할 때 제가 춤을 추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재미를 위해서 만든 신이었으니까. 촬영이 끝난 뒤에 유재석 선배님이 '아, 현민씨 나도 따라출걸 그랬다'고. 재밌었던 일화였다.


윤현민 / 사진제공=엔터테인먼트아이엠
-김순옥 작가의 작품에서 점 찍고, 가발 쓰고 등장하는 독특한 상황들이 특징인데. 어떻게 보는지.

극단적인 상황을 생각해서 그런 설정들도 나오는 것 같다. 그것 때문에 재미있게 보시는 분들도 계시고. 한편 말도 안 된다고 하는 반응도 사실이고. 비판도 받아 들여야겠지만, 그것 때문에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으니까 무시 못하는 부분이다.

-'금사월'은 윤현민에게 어떤 작품이었나.

촬영 막바지에는 생각이 많았다. 돌아보는 생각들을 많이 할 수 있었는데, '이 작품으로 뭘 얻었을까, 뭘 잃었을까. 연기를 잘 했을까, 아니 못 한 것 같아' 여러가지 생각이 많았다. 손창민 선배님이 현장 분위기를 리드하시는 모습, 전인화 선배님이 현장에서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시는 모습에서 많은 걸 배웠다. 연기적으로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봤는데, 좋아해주시기도 하고 싫어하신 분도 있었고. 그러면서 딜레마에도 빠졌고, 매너리즘에도 빠졌다. 배우로서는 모르겠지만, 사람으로서 윤현민은 되게 성장한 계기가 된 작품 같다. '내 딸, 금사월' 출발선에 있던 윤현민과 지금의 윤현민을 비교해 보면, 인간적으로 성숙하게 된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서 많이 감사하다.

-종영 후 하고 싶은 일은?

우선 잠을 자고, 봐야되는 대본들 체크해서 잘 할 수 있는 것 찾고 싶다. 카메라 앞에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싶다.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을 통해 더 절실해졌고. 제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니까. 차기작을 신중하게 고르고 싶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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