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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시터', KBS의 묘수일까 꼼수일까(종합)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3-07 13:1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묘수일까 꼼수일까.

KBS2 4부작 단막극 '베이비시터'가 시청자들과 만난다. '베이비시터'는 유복한 집안의 세 아이를 돌보는 보모와 그집 부부에게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극이다. 월화 미니시리즈극 자리에 4부작 단막극이 편성되는 건 실로 이례적인 일이라 관심을 받았다.

일단 분위기는 묘하다. 전작 KBS2 월화극 '무림학교'는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아시아 판권 수출까지 노리고 만든 '글로벌 대작'이란 타이틀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배우들의 연기와 뒤로 갈수록 흥미를 더하는 미스터리 요소들이 있긴 했지만 초반부터 다소 난감한 B급 코드와 엉성한 전개를 보여준 것이 발목을 잡았다. 어쨌든 전례없는 시청률 굴욕을 맛본 탓에 '무림학교'는 조기종영이 결정됐다. 그리고 차기작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방송시기까지 텀이 생기자 '베이비시터'가 긴급편성 된 것.

이런 분위기 속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니 난감한 상황에 놓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반대로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일단 4부작 단막극인 만큼 큰 부담이 없다. 단막극이라는 장르는 시청률보다는 작품성과 실험적인 시도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 시청자들 역시 단막극을 볼 땐 미니시리즈 등에 비해 한결 편안한 기준을 세운다. 더욱이 '베이비시터'는 단막극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던 수작이다.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기엔 충분한 스펙이다.

출연진도 탄탄하다. 김민준은 부유한 집안의 외동아들이자 교양과 자상함을 갖춘 남편이지만 베이비시터 장석류(신윤주) 때문에 흔들리는 유상원 역을 맡았다. 조여정은 애교 넘치고 사근사근한 아내이지만 유상원과 장석류 사이의 비밀을 알게 되며 신경질 적으로 변하는 천은주로 변신한다. 김민준과 조여정 모두 영화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깊은 존재감을 과시했던 인물들인 만큼 이들이 펼쳐낼 날선 감정 연기에 대한 기대가 쏠린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영애와의 러브라인으로 관심을 받았던 이승준은 '태양의 후예'에 이어 이번 작품에도 출연, 맛깔나는 감초 연기를 선사한다. 또 신예 신윤주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비록 드라마는 처음이지만 영화 '동주'의 여주인공으로 신선한 페이스를 인정받았던 바 있다.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용수PD는 "단막극 극본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인데 어떻게 보면 가족 시간대에는 부적절해 걱정도 된다. 한 가정에 한 여자가 들어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콘셉트다. 훌륭한 장르물로 마무리 되길 바란다. 인간의 질투를 드러내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준은 "치유에 대한 이야기가 매력적이다. 강렬함에 끌렸다. 욕망, 자기 본위 시선에 대한 욕구, 기만 등을 관찰자 시점에서 짜릿하게 느낄 수 있다. 내면을 건드리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여정은 "4부작이라는 게 흥미로웠다. 천은주는 감정 기복이 심한 캐릭터다. 시놉시스를 읽는 순간 숨이 탁 막혔다. 혼자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그런 작품에 늘 도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준은 "'태양의 후예'보다 표영균이 훨씬 남성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다르게 표현하려 애쓰고 있다"고, 신윤주는 "연기를 시작하고 얼마 안돼 '동주'를 만나고 이번에 주연을 맡게 됐다. 복받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처음이라 부담도 되지만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도와주셔서 즐기며 촬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비시터'는 '무림학교' 후속으로 1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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