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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신드롬③]잊을 수 없는, 잊어선 안 될 것들을 말하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03-04 10:05 | 최종수정 2016-03-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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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tvN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유가족들은 어떻겠냐. 유가족들이 흘린 눈물은 바다 같을 거다. 거기서 우리가 덜어줄 수 있는 양은 이거 합친 거 이 정도 밖에 안돼 그러니까 그런 생각으로 그런 각오로 법인을 찾아내서 수갑을 채우는 거 그게 우리 일인거야." (시그널 중 이재한(조진웅)의 대사)

tvN 금토극 '시그널'은 특정 시청층만 즐긴다는 장르물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에는 '시그널'에 대한 게시물과 패러디물들이 넘쳐나고 팬들은 '시그널'이 방송되는 금,토요일을 '식요일'이라고 부르며 불금을 밖이 아닌 집에서 보내고 있다.

장르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시그널'이 이렇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절대 잊을 수 없는 것, 또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설득력 있고 공감가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그널'은 사건의 범인이 잡히고 해결되고 마무리 되는 일반적인 범죄 수사극과 달리 우리가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될 피해자들의 아픔과 상처에 집중한다.

극중 장기미제수사팀의 팀장 차수현(김혜수)가 했던 "미제 사건이 왜 엿 같은 줄 알아? 미제 사건은 내 가족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왜 죽었는지도 모르니까 잊을 수가 없는 거야. 하루하루가 지옥 같지"라는 대사만 보더라도 이 드라마가 그리고자 하는 핵심이 담겨있다. 유가족의 상처를 보듬어 주어야 하는 게 결국 경찰과 우리가 해야 할 일임을 강조하는 거다.

'시그널'은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사건들을 모티브로 사용한다. 드라마의 첫 번째 사건이었던 김윤정 유괴사건은 1997년 박초롱초롱빛나리 유괴사건을 모티브로 했고,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은 화성부녀자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또한, 대도사건은 대도 조세형 사건과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건을 바탕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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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tvN

홍원동 연쇄살인 사건은 엽기토끼 살인사건으로 알려진 2005년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을 가져왔고, 극중 마지막 사건이 될 인주여고생사건은 2004년 모두를 경악케 했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시그널'은 실제 사건을 드라마에 반영함으로써 우리가 절대 그 사건과 그를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잊어선 안 된다고 설파하고, 이러한 사건이 다시금 반복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그리는 드라마 '시그널'이 우리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드라마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시그널'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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