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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작은 영화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영화 '동주'를 시작으로 '귀향'과 '순정'이 극장가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귀향'은 제작비 25억 원 남짓 되는 중소 규모 영화다. 일본군 위안부 소재에 투자를 꺼린 대기업을 대신해 7만 5000여 시민들이 제작비의 절반 가량인 12억여원을 모아줬다. '국민이 만든 영화'라는 인식은 관객을 극장으로 모이게 한 힘이 됐다.
박스오피스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영화는 바로 '순정'이다. 섬마을 열일곱 동갑내기 친구들의 우정과 첫 사랑을 이 영화는 엑소 멤버 도경수가 주연을 맡아 관심을 끌었지만, 규모가 큰 영화는 아니다. 순제작비는 28억 원. '검사외전'처럼 배우의 티켓파워에 기댈 수 있는 작품도 아니다.
'귀향'과 '동주'와 '순정' 3총사는 박스오피스에서 '데드풀', '주토피아', '검사외전'에 맞서며 작은 영화의 매운맛을 보여주고 있다. 앞선 세 작품은 모두 중소배급사가 투자배급했다. '귀향'은 와우픽쳐스, '동주'는 메가박스플러스엠, '순정'은 리틀빅픽쳐스 배급이다. 할리우드 직배사(데드풀, 주토피아)와 대기업 투자배급사(검사외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지만, 영화의 힘만으로 관객의 지지를 얻으며 점차 상영관을 늘려가는 중이다. 대기업 영화들로 도배됐던 박스오피스에도 균열이 생겼다. 좋은 영화는 관객이 알아본다는 진리가 오랜만에 극장에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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