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후예'①, 유치하고 뻔해서 더 끌리는 김은숙표 로코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2-25 09:2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뻔한데 보고있다.

KBS2 새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순조롭게 스타트를 끊었다. 24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는 14.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작 '장사의 신-객주 2015'가 11.2%의 시청률로 종영한 것을 생각한다면 큰 상승폭이다. 동시간대 타 방송사 드라마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돌아와요 아저씨'는 6.6%, MBC '한번 더 해피엔딩'은 5%에 그쳤다.

이날 방송에서는 주요 등장인물의 소개와 관계도가 그려졌다. 유시진(송중기)와 강모연(송혜교)은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유시진은 소개치기범을 잡았고, 강모연은 그 소개치기범을 치료하는 의사로 등장했다. 강모연은 유시진을 폭행범으로 의심했고 유시진은 그런 강모연에게 호감을 느꼈다. 서대영(진구)와 윤명주(김지원)은 신분과 계급의 차이에도 서로에게 강하게 끌렸다.

물론 1회만을 놓고 속단하긴 이르지만 사실 '태양의 후예'는 그다지 새로운 그림은 아니었다. 그동안 김은숙 작가가 보여줬던 극적 구성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서로 티격태격하며 연인관계로 발전하는 유시진 강모연 커플, 신분과 계급의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을 시작하는 서대영 윤명주 커플의 이야기는 기존에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서 많이 봐왔던 설정이다. 캐릭터의 성격도 비슷하다. 츤데레남과 굳은 심지를 가진 여자의 험난하지만 알콩달콩한 로맨스가 예고됐다. 결국 달라진 것이 있다면 등장인물과 환경적 배경 정도였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와 김원석 작가는 이 뻔한 스토리조차 입 벌리고 보게 만드는 몰입력을 보여줬다. 비록 설정과 기본 구조는 비슷할지언정 귀에 착착 감기는 차진 대본은 유치함과 뻔한 이야기마저 납득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몰입도를 높였다. 군 제대 후 '태양의 후예'로 복귀한 송중기는 군기 바짝 든 특전사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군인답게 이리저리 돌리는 법 없이 직설적이지만 진심이 묻어난 화법은 여성 시청자들의 설렘지수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진구 역시 깊은 눈빛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송혜교와 김지원은 눈부신 비주얼로 남성팬들의 마음을 공략하고 나섰다.

이처럼 '태양의 후예'는 다소 많이 본 그림을 업그레이드 시켜 시청자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그동안 130억 규모의 제작비, 100% 사전 제작, 한-중 동시 방영 등 수많은 이슈로 기대 반, 우려 반을 샀던 이 드라마가 단 1회만에 대박을 예고하고 나선 것.

'태양의 후예'는 낯선 땅 극한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의사와 군인들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블록버스터급 휴먼 멜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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