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안재홍 "천재PD 신원호 ·나영석, 스타일도 비슷"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02-24 09:38


영화배우 안재홍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2.2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꽃보다 청춘'으로 '응답하라 1988' 쌍문동 4인방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 나영석 PD는 "멤버들 모두 드라마 속 캐릭터와 굉장히 닮아있더라"고 말했다. 그리고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 반응도 마찬가지 였다. 특히, 극중 정봉을 연기한 안재홍에게는 "봉블리 그 자체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실제로 인터뷰를 위해 만난 안재홍은 이러한 의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정봉이와 성격이 정반대다. 한 곳에 깊이 몰입하고 '덕후'같은 정봉이 같은 면이 전혀 없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다는 말들이 사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웃었다.


영화배우 안재홍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2.23
하지만 이야기를 나눠 본 기자는 왜 많은 이들이 그에게 '정봉이 그 자체'라고 말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안재홍에게는 '덕후'로서의 정봉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걸 싫어하고 모든 이를 아끼던 쌍문동 골목의 우직한 정봉이의 모습이 그대로 녹아있었다.

'스타가 됐다'는 기자의 표현에 "절대 아니다"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질문 하나 하나에도 신중하게 고심하며 대답하는 모습에서 정봉의 순수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특히 함께 했던 동료들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더욱 신중했다. 자신에 대한 칭찬에는 손사레를 치면서도, 함께 했던 배우들에 대해 말할 때는 애정 어린 칭찬과 응원을 수없이 쏟아냈다.

욕심없고 신중하며 함께 했던 쌍문동 모든 식구들을 사랑하는, 안재홍은 곧 정봉이었다.

●안재홍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 제공=tvN
-본인이 연기한 정봉이를 제외하고 '응팔'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던 캐릭터는.


모든 캐릭터가 매력 있지만, 저의 아버지였던 김성균 선배 캐릭터가 정말 좋았어요. 아내를 '누구 엄마'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 '미란아'라고 부를 만큼 아내바라기이자 로맨티스트인 모습이 너무 다정하고 사랑스럽 더라구요. 그리고 그 역을 김성균 선배님께서 정말 멋지게 소화하신 것 같아요. 제가 '응사'에서 삼천포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삼천포라는 이전 캐릭터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새 배역을 멋지게 연기하신 것 같아요. 영화에서는 무섭고 센 캐릭터를 주로 하셨잖아요. 그런데 그 모습조차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였어요. 정말 변화무쌍한 배우이신 것 같아요.

-'꽃청춘'을 보니 술 이야기를 자주 하던데, 술 마시는 걸 좋아하나.

그렇게 잘 마시진 못해요. 그냥 저냥 남들 좋아하는 만큼만 좋아해요. '꽃청춘'에서는 아프리카 로컬 맥주가 정말 맛있었거든요. 그리고 남아공이 와인으로 유명해요. 귀한 와인이라 좋아했던 거예요.

-푸껫 휴가지에서 '꽃보다 청춘' 나영석 PD가 깜짝 등장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어안이 벙벙했죠. 진짜 깜짝 놀랐어요. 사실 처음 나영석 PD님을 봤을 때는 연예인은 못 기분이었어요. 그 어떤 유명 연예인은 못 것 보다 더 신기했죠. 방송을 보고 나서는 더 놀랐어요. 저희의 휴가지가 푸껫으로 정해진 이유도 나영석 PD님이 제시하셨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당시 고경표의 눈물이 화제가 됐다. 눈물을 흘리는 고경표를 보고 어땠나.

그동안 힘들었던 게 눈물로 나온 모양이에요. 그런데 사실 당시에는 경표가 우는 거 신경 쓸 겨를도 없었어요. 동생을 위로도 좀 해주고 그래야 되는데 너무 놀라서 내가 나를 다스리기도 바빴어요.(웃음) 방송을 보니까 우는 경표를 보고 (김)선영 선배도 눈물을 훔치셨더라구요. 당시에는 선배가 우신지도 몰랐어요. 시야가 확 좁아졌었죠.(웃음)


tvN '꽃보다 청춘' 캡쳐
-'응팔' 이후 삶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달라진 게 없어요. 똑같아요. 길거리에 절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늘어난 건 맞는데, 그렇다고 제 삶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는 전혀 없어요. 감사하게도 제가 '응팔'을 통해서 유명해졌잖아요. 사실 저는 유명해지고 나면 제가 굉장히 멋져 질 줄 알았어요. 얼굴도 막 잘생기고 옷도 잘입게 되고 그럴 줄 알았죠.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구요. (웃음) 저는 그냥 저더라구요. (웃음)

-'연출 천재'라고 불리는 신원호, 나영석 PD와 모두 함께 일했다. 옆에서 본 두 사람은 어떤가.

일단 두 분이 굉장히 비슷하세요. 두 분 모두 출연자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세요. 신원호 PD님은 배우들에게 연기 디렉팅을 철저하게 해주신다기 보다는 배우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표현을 펼칠 수 있게 열어주세요. 대신 꼭 표현해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방향을 확실히 잡아주세요. 신원호 PD님의 연출도 연출이지만, 이우정 작가님의 대본도 놀라워요. 대본을 읽고 있으면 캐릭터의 말이 귀에 들려와요.

나영석 PD님도 신원호 PD님처럼 저희가 잘 놀 수 있게 해주시죠. 더군다나 '꽃청춘'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대본이나 설정이 없기 때문에 저희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셨어요. 그리고 닮고 싶을 정도로 굉장히 매력적이신 분이에요. 동네 형 같은 편안함을 주는 분이시죠.

●안재홍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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