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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극장가에 오랜만에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세 커플의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 '좋아해줘'가 바로 그 것. '좋아해줘'는 젊은이들의 풋풋한 멜로부터, 트렌드와 거리가 먼 골드 미스 미스터들의 멜로, 연상연하 커플의 멜로를 상큼하게 그려내며 호평받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함께 호흡을 맞춘 커플들의 깔끔한 '케미'가 극의 완성도를 높여주며 영화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지우와 김주혁의 이들의 호흡은 말할 것도 없다. 데뷔 20년차인 최지우와 '찌질남' 연기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김주혁은 환상적인 '케미'를 선사하다. 특히 '노래방' 탬버린 신은 단연 압권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이들은 연륜 가득찬 로맨틱 코미디가 어떤 모습인 지를 완벽히 보여줬다. 최지우는 "솔직히 (김)주혁 오빠의 연기가 너무 웃겨서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상대 배우를 가장 편하게 해주는 배우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이들의 노련미 넘치는 멜로는 '러블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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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최근 '대세'로 떠오른 강하늘의 진지남 연기와 상큼 발랄한 이솜의 연기는 의외의 '케미'를 선사한다. 이솜은 "강하늘과는 동갑내기여서 처음에는 주위 사람들에 떠밀려 말을 놓게 됐다. 그런데 자주 촬영하다보니 정말 친해졌고 그래서 더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솜이 "나도 실제로 정말 마음에 들어 직접 고백해본 적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이 커플의 로맨스는 상큼하지만 굉장히 현실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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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극중 유아인과 이미연 커플의 로맨스가 가장 비현실적이다. 악명 높은 스타 작가 조경아(이미연)와 안하무인 한류스타 노진우(유아인)의 러브라인은 현실에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불가능한 판타지가 여성팬들에게는 호감 요소다.
요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상연하 커플이지만 나이 차도 훨씬 크고 둘의 성격도 훨씬 안좋다.(?) 앞뒤 가리지 않고 자신의 감정대로 사는 조경아와 노진우는 보는 이들에게 대리만족까지 줄 정도다. 그리고 조경아의 노련한 밀당, 노진우의 감정에 충실한 행동 등은 판타지를 극대화했다. 이미연의 연기야 말할 것도 없고 지난해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며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휩쓸고 있는 유아인의 또다른 모습에 관객들은 미소 지을 만하다. 게다가 유아인이 패션쇼를 하듯 의상을 갈아치우고 등장해 여성 관객들에게 또 다른 의미의 기쁨을 주기도 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SNS를 소재로 삼기도 했지만 '좋아해줘'는 현시대를 사는 남녀의 다양한 로맨스를 현실적으로, 그리고 재미있게 그려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멜로물이 추락한 최근 영화계에 '멜로'도 제대로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기폭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좋아해줘'가 배우들의 상큼한 '케미'를 통해 역주행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