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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정통 사극을 순식간에 애절한 정통 멜로로 만드는 세 남녀. 애끓는 사랑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적셨다.
때마침 이방원은 왕위를 둘러싼 갈등으로 괴로워했고 이런 상황에 분이가 자신을 찾아오자 이별을 암시하며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이방원은 "어느 편에 서야 할지 벌써 결정한 거야? 삼봉, 아니면 나?"라며 허탈한 감정을 전했고 이어 "하지 마라. 어찌 목소리가 불안하다. 더 생각해봐"라며 분이의 결단을 듣지 않으려 했다.
이에 분이는 "마마, 외람되오나 마마께서는 이미 건국과정에 많은 공을 세우셨습니다. 새로운 나라에서는 그냥 대군마마로 남아 편히 지내시면 안 되겠습니까?"라며 진심을 건넸다. 자신의 정인이 더는 고통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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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이를 향한 마음이 절실한 이방원은 "제발, 제발 나를 선택해달라는 이야기로 들리지 않아? 널 간절히 원한다는 이야기로는 들리지 않는 거냐고"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렇게라도 분이를 잡고 싶은 이방원이다.
두 사람의 대화를 우연히 엿들은 이방원의 아내 민다경은 "혼인을 하시지요. 분이를 첩으로 들이시라는 말입니다. 그게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입니다"고 선언해 이방원과 분이를 놀라게 했다.
그는 "분아, 내가 전에 이야기하지 않았더냐. 서방님을 위해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이다"며 분이를 설득했고 이어 "서방님, 어느 때보다 개경 인사들의 동향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허나 분이가 떠나면 이 조직은 삼봉 대감께 넘어갑니다. 이마저 빼앗긴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아무것도 파악 못 하고 있다가 가만히 눈 뜨고 삼봉 대감께 당하려는 것입니까"라며 이방원을 다그쳤다.
한 사내의 아내가 아닌 나라를 위한, 대의를 지키기 위한 여장부다운 선택이었다. 이방원의 조력자가 되기로 결심한 민다경은 분이를 향해 "서방님은 너와 너의 조직이 필요하다. 남거라"며 여자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버렸다.
민다경을 생각해 정인을 붙잡지 못하는 이방원. 자신의 삶과 이방원의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분이. 그리고 이 모든 걸 안고 품은 비운의 연인 민다경. 세 사람의 사랑과 전쟁은 그 어떤 사랑 이야기보다 서글프고 안타깝다.
온전한 사랑이 될 수 없는 세 사람의 운명이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신 순간이다. 이들의 애처로운 사랑과 전쟁이 새 나라 조선, 그리고 이방원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시청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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