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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MBC '일밤-복면가왕', 나왔어도 다시 나오고 싶은 무대다.
'복면가왕'은 이처럼 예상치 못한 재출연으로 더욱 유쾌하고 풍성한 대결을 만들어가고 있다. 평가단은 처음엔 재출연을 해도 되냐고 의문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제작진은 이조차 하나의 편견일 수 있다며 재출연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오히려 한 번 출연했던 복면가수가 또 다시 놀라운 반전 무대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방송에서는 홍진영이 '신선약초 은행잎'으로 재출연해 눈길을 모은 바 있다. 앞서 출연 당시 첫 소절만에 들켰던 홍진영은 지난 무대의 아쉬움을 위해 수개월 간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 재출연, 이번엔 패널들을 깜짝 속이는데 성공했다. 홍진영은 "오랜만에 나왔더니 너무 재미있다. 1라운드에 깜빡 속인 것 같아 너무 재미있었다. 지난 방송에서는 제 감성 그대로 불러 금방 들켰다. 언젠가는 인정해주리라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연습해서 나올 수 있다. 10개월 뒤에 보자"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나 자신이 준비한 무대를 제대로 펼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고, 결국 다시 한 번 '복면가왕'에 도전장을 내민 것. 강균성은 2라운드에서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를 열창, 풍부한 성량과 차분한 목소리로 감탄을 자아냈다. 당시 결승까지 진출한 고추아가씨에게 패배, 3라운드 문턱에서 탈락했지만 예상치 못한 강균성의 재등장이 모두에게 즐거움을 줬다.
이어 9월에는 특집으로 마련된 '특별 생방송 여러분의 선택! 복면가왕' 육성재가 재등장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대답 없는 거울공주'와의 대결에서 아쉽게 패한 '카리스마 LP소년'은 김동률의 '리플레이'를 부르며 가면을 벗었고, 그의 정체는 육성재로 드러났다.
육성재는 '복면가왕' 첫 출연 당시 "서서브보컬"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긴 동시에 놀라운 가창력을 보여줘 화제가 됐다. 육성재는 "'복면가왕' 출연 이후 달라진 것이 없느냐'는 MC 김성주의 물음에 "제가 서서브보컬로 굉장히 이름을 알렸지 않냐. 아직도 서서브보컬이다"라고 말해 다시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주는 이를 부인하며 감성보컬이라고 칭찬했다.
'복면가왕'은 가면을 통해 가수에 대한 편견을 깼을 뿐 아니라, 음악 예능에 흔히 적용하는 규칙에 대한 편견도 뒤집어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놀라움을 주고 있다. 가수들 또한 이에 보답하듯이 재등장임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감춰진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면으로 정체를 가릴 수 있기에 가능한 재출연이었다.
'복면가왕'은 이 같은 재출연 행진을 통해 '출연자들이 다시 찾고픈 무대'임을 입증하고 있다. 무대가 즐겁지 않았다면 수개월 후에 재연습해 다시 찾을리 만무하다. 탈락한 것이 분해서 다시 출연하는 것도 아닌 듯하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정체를 두고 벌이는 추리게임과 이를 통해 청중과 소통하는 매력에 반한 듯하다.
이날 테이는 "지난번 출연 때도 1,2회 내 이름이 나왔었다"며 "어떻게든 1,2라운드에 감추려고 했다. 또한 즐기다 가려고 했다. 3라운드까지 오게 돼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승부를 떠나 출연자들에게 반전을 선사했다는 것 자체로 즐거워보였다.
만약 그가 세 번째 재출연을 한다해도, 지겹기는커녕 또 다른 놀라움이 될 것. '복면가왕'이기에 가능한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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