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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역시 김은희 작가다.
나왔다하면 통하는 김은희 작가표 수사극에 있는 세 가지 강점들을 살펴봤다.
장르는 같지만 늘 새롭다 '수사극+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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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일어나는 법의학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당시엔 생소했던 메디컬 수사 장르를 개척하면서 대중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통해 인기몰이를 했다.
그런가하면 '유령'은 국내 최초의 사이버수사 드라마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든 SNS, 인터넷 등이 미치는 영향과 첨단기기 속에 남은 증거들을 통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사이버 수사대의 모습을 그려내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싸인', '유령' 등을 통해 한국형 수사물의 성공을 보여준 김 작가는 이번 '시그널'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무전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접목해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된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낡은 무전기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내용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또한 과거가 바뀌면 미래도 바뀌다는 설정은 앞으로 극이 어떻게 전개될지 쉽게 예상하지 못하게 만들며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주인공도 안심마라 '파격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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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방송된 '시그널'에서는 수현(김혜수)가 죽음을 맞이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아직 드라마가 중반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여주인공의 사고로 죽음을 맞는 충격 전개에 시청률 또한 요동쳤다.(평균 시청률 7.3%, 최고 시청률 8.8% / 닐슨코리아 유로플랫폼 가구 기준)
'대도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던 오경태(정석용)가 자신의 딸의 죽음에 대한 복수로 납치극을 벌이던 중 수현이 사건에 얽혀 죽음을 맞은 것. 과거와 현재 두 형사의 공조 수사가 수현을 살릴 수 있을 것인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작가의 드라마에서 이 같은 파격 전개는 처음이 아니다. '싸이'에서 주인공 윤지훈(박신양)은 사이코패스 살인마 강서연(황선희)의 죄를 입증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윤지훈은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뒤 강서연이 자신을 살해하는 방식을 모두 영상에 담아 증거를 남겼다. 강서연은 윤지훈을 죽이기 위해 차에 독을 탔고, 윤지훈은 그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차를 마셨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살을 택한 주인공의 모습은 큰 여운을 남겼다.
'유령'에서도 주인공으로 알고 있었던 김우현(소지섭)이 첫 회부터 죽음을 맞아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후 우현의 친구 박기영(최다니엘)이 성형수술을 통해 우현의 얼굴로 수사에 뛰어든다는 반전을 선보였다. 예상 못하 페이스오프 설정에 시청자들은 놀람과 동시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공감까지 잡았다 '현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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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첫 회에서 사이버 범죄를 근래 일어났던 여배우 자살 사건과 연관시켜 흥미진진한 전개를 펼쳤다. 이후에도 디도스 공격 등 현실적인 소재와 접목시키면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드라마 내용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싸인' 또한 1995년 사망한 고 김성재를 떠올리게 하는 연예인의 죽음을 에피소드로 다뤄 눈길을 끌었다.
'시그널'에서는 '화성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경기 남부 연쇄살인사건'에 이어 '대도사건'을 소재로 삼아 눈길을 끌고 있다. 주로 부유층을 상대로 거액의 금품을 노리는 '대도 사건'은 실제로도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사건이다.
'시그널'은 '대도사건'을 진범이 권력층 자제인 한세규(이동하)임을 드러내며, 소재를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켜 더 큰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한세규에 의해 범인으로 지목된 오경태(정석용)가 누명을 쓰고 한영대교 사고로 딸까지 잃은 사연이 밝혀지면서 또 한 번 진범이 잡힐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