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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능력자들', 남들은 몰라줬던 꿈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끈 건 최종 우승을 차지한 '버스 덕후' 이종원 씨였다. 이 씨는 이날 방송에서도 화려한 버스 성대모사를 선보여 출연자들을 포복절도하게 했다. 엉뚱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차종마다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는 성대모사는 진정 버스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을 엿보게 했다.
'능력자들' 출연 이후 버스 덕후들 사이에서 '버스 박물관 건립'이 헛된 꿈만이 아니라는 지지를 얻게 됐다는 그에게 버스는 이제 단순한 취미만은 아니었다. '능력자들' 재출연으로 45표를 획득하게 되면 러시아를 방문해 국산 옛 버스들을 보고 오고 싶다는 소원에서는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다.
이원종 씨는 버스의 창문 형태나 손잡이 모양 만으로 차종, 연식을 알아맞히는 등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다. 결국 자신의 지난 기록을 뛰어넘어 45표를 획득하는데 성공, 덕려금 지원을 받게 됐다. 덕려금을 받게 되면 러시아 버스 여행길에 오르고 싶다던 그의 희망이 이뤄지게 된 것.
특히 이 씨는 "버스박물관 건립을 꼭 성공시키겠다"며 눈시울을 붉혀 스튜디오를 감동으로 물들였다. 또한 부모님에게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는 당부를 남기며 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능력자들'의 기획 의도가 무엇인지 느끼게 하는 하는 장면이었다.
과거 '덕후'는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독특한 자신만의 셰계에 빠진 이들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덕후임을 감추기도 하고, 덕후임을 고백하는데 어려움이 있기도 했다. '일반인 코스프레'(덕후가 아닌 척 행동하는 것)나 '덕밍아웃'(덕후+커밍아웃) 같은 용어들이 마이너한 덕후 문화의 일면을 대변한다.
그러나 '능력자들'은 이 같은 덕후에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덕후 문화를 소재로 선택했다. 덕후가 남들과는 다른 개성으로 인정받으며 그들의 지식 또한 능력으로 대접받고 있음을 캐치, 예능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 덕후들은 실제로 놀라운 지식들과 미처 몰랐던 문화를 보여주며 이색 볼거리를 보장하고 있다.
덕후들 또한 '능력자들'을 통해 주변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자신의 취미가 놀라운 능력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고, 이를 통해 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희망을 품기도 한다. 남과는 다른 일면을 두고 신기함과 웃음의 소재로 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몰라봤던 꿈에 날개를 달아주며 '힐링 예능'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편, '능력자들'의 '덕력 발굴'은 계속된다. 12일 오후 9시30분 방송될 '능력자들'에서는 서태지의 무대 사진만 보아도 언제의 무슨 공연인지 알아내는 '서태지 덕후', 장래희망을 우주 가이드라고 밝히며 우주에 대한 모든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해주는 '우주 덕후'가 출연해 놀라운 덕력을 뽐낼 예정. 또한 B1A4 진영이 '향수 덕후'로 등장해 특별한 능력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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