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열 인터뷰②]中 인기요인? "진정성 담은 무대에 호감 느끼는 듯"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6-02-12 07:04



이쯤되면 '한류스타의 역수입'이다. 중국에서 불고 있는 '황쯔리에 열풍'에 힘입어 가수 황치열에 대한 국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판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현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황치열은 한국에서 9년여의 무명시절을 보낸 가수다. 지난해 '나 혼자 산다'(MBC), '아는 형님'(MBC) 등 예능프로그램들에서 입담을 과시하면서 이름을 얻기 시작했는데, 올해들어 역으로 중국 인기가 한국에 전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에서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는 시점인 만큼 황치열의 중국 인기에 대해 아직 반신반의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는 이때, 과연 '황쯔리에 열풍'은 어느정도일지 본인에게 직접 물었다. 더불어 인생 반전을 불러일으켜준 이번 방송 출연 계기와 그가 직접 느끼는 현지의 열기를 생생하게 담아봤다.

―이번 중국 '나는 가수다' 출연은 어떻게 이뤄졌나.

내가 출연했던 KBS2 '불후의 명곡' 방송을 본 중국 관계자들이 연락을 줬다. 중국 '나는 가수다' PD님이 당시 내가 '구름나그네'와 '아버지'를 부르는 것을 보고 출연 제의를 하게됐다고 했다. 무대 장악력과 호소력 있는 목소리에 반했다고 했다.

―후난위성TV는 한국인들에게 베이징이나 상하이처럼 익숙한 곳이 아니다. 출연을 결심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전혀 아니다. 제안을 받고 망설이지 않았다. 낯선 환경과 다른 언어 때문에 걱정은 많았지만 나에게 찾아 온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다.

―촬영을 시작하면서 처음 세웠던 목표는?

아무래도 경연프로그램이다보니 마음을 완전히 비우게는 안되더라. ㅎㅎ. 처음엔 중간 정도만 가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떨어지지 않고 끝까지 가보고 싶다. 내 무대를 위해 많은 스태프들이 고생하고 있다. 그 분들의 기대를 져 버리지 않고 잘 해내는 게 목표이기도 하다.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중국 가수 장학우의 히트곡 '일로상유니'를 불러 호평을 받았다. 중국어 실력은 어느정도 되나.

'나는 가수다'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 바로 중국어 공부부터 시작했다. 기회를 만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지난 7년 여간 뼈저리게 느꼈기에, 나에게 제안을 주신분들을 생각해서라도 매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 하려고 한다. 요즘도 중국에 있을때는 선생님과 같이 지내면서 일상 회화를 익히고 있다. 중국어 가사를 잘 소화하기 위해 발음에 특히 신경을 쓴다.

― 중국에서 실제 느끼는 체감 인기는.

처음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당연한 일이지만, 단 한명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되면서 이제는 식당에만 가도 사인을 해달라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새벽에 숙소로 찾아오시는 여성팬들도 계시다. 방송 끝나고도 그렇다. 늦은 시각인데 한국어로 된 응원수건을 들고 숙소 앞에서 기다리는 팬들을 보면 눈물이 다 나온다.

―중국 측 PD나 스태프들 반응은.

외모는 여리여리한데 보이스가 굵고 힘이 있다고 칭찬해 준다. 처음엔 내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낯설어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편하게 대해 준다. 스태프들은 무대 위와 180도 다른, 장난꾸러기 같은 분장실 모습이 좋다고들 말해 준다.


―가수 황치열의 어떤 매력이 중국인들에게 어필한다고 생각하나.

진정성을 담은 진실된 무대에 호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 자칫 목에 힘이 들어가거나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일거수일투족 조심한다. 인사를 잘하는 건 기본이다. 하하. 개인적으로는 나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여기에선 한국 가수에 대한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매사 신경쓴다. 겸손하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로 중국팬들의 마음을 얻고 싶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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