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분석] 설특집 파일럿 전반전, MBC 압승 '믿고보는 기획력'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2-09 14:0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승자는 MBC다.

이번 설연휴를 맞아 지상파 3사는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총 5일 간의 연휴 중 절반이 지난 현재. 전반전의 승자는 MBC로 확정된 분위기다.

이번 설연휴에 MBC는 총 5개의 파일럿 방송을 선보였다. 6일과 7일에는 '이경규의 요리원정대'가 방송됐다. '쿡방' 폐지를 주장했던 그가 선보인 쿡방인 만큼 신선함은 있었다. 7일에는 스타들이 네티즌들의 실시간 댓글대로 떠나는 무계획 여행을 담은 '톡하는대로'가 방송됐다. 개그맨 유세윤-가수 차오루, 10대 배우 김동현-신동우-노태엽, 배우 윤계상-권율 팀이 즉흥 여행을 떠났다.


무엇보다 관심을 받았던 것은 8일 방송이다. 8일에는 지난 추석때 호평 받았던 '듀엣가요제'와 '타임 워프'란 소재를 에능과 결합시킨 '미래일기'가 전파를 탔다. '듀엣가요제'는 민경훈 정준영 홍진영 정은지(에이핑크) 휘인(마마무) 지코(블락비) 솔지(EXID)가 출연했는데, 솔지가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내며 진가를 발휘했다. 앞서 '복면가왕' 파일럿 방송 당시 우승을 차지하며 가왕에 등극했던 솔지가 이번에도 또다시 '듀엣가요제' 우승을 차지하면서 '듀엣가요제' 역시 '복면가왕'처럼 정규 편성이 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미래일기'는 시간 여행자가 된 연예인이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특별한 하루를 정해 살아보는 시간 여행 버라이어티다. 8일 방송에서는 안정환, 제시, 김가온 강성연 부부가 시간여행자가 돼 미래로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안정환은 80세 독거노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을 되돌아봤다. 제시는 어머니 호선화 씨의 현재 나이인 58세가 됐다. 어머니 호선화 씨는 87세가 됐다. 이들은 주름진 서로의 얼굴을 보며 다시금 모녀의 정을 재확인했다. 김가온 강성연 부부는 서로의 영정사진을 찍어주고 신접 살림을 차렸던 동네를 찾는 등 젊은 시절의 뜨거웠던 시절을 추억하며 부부간의 의를 돈독히 했다.

이번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미래의 삶을 먼저 체험하면서 체험자들은 너무나 바쁘고 각박한 현 생활에 치여 잠시 잊고 살았던 시간의 중요성,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재확인했다. 돌아가고 싶어도 되돌릴 수 없는 젊은 시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았고 그 안에서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줬던 가족의 울타리를 그리워했던 것. 시청자들은 '정말 감동이었다', '제시 이야기를 보니 엄마한테 더 잘해야겠다 싶다', '역시 기획력은 MBC'라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KBS도 선방했다. KBS는 8일 '설특집 전국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과 '우리는 형제입니다'를 방송했다. '전국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은 지난해 추석 방송됐던 '전국 아이돌 노래자랑'의 확장판이다. 아이돌이 자신의 가족, 친척 등과 함께 출연해 온집안의 끼를 발산했다. 최종 우승자는 강남(M.I.B)과 그의 세 이모들. 강남은 특유의 유쾌한 흥을 풀어냈고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강남보다 더한 입담을 자랑했던 이모들도 가세해 신나는 무대를 꾸몄다. 가족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더욱 돈독한 무대가 이어졌고 이는 명절 분위기와도 잘 어우러졌다는 평.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스타 형제 자매 남매가 함께 여행을 떠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김지영-김태한 남매, EXID 하니 남매, 공승연-정연(트와이스) 자매, 유민상 형제가 출연했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유민상 형제. 수년간 연락 한번 하지 않았다던 남보다 못한 형제의 모습은 씁쓸한 현실을 느끼게 했다. 어떤 특별한 계기나 싸움이 없더라도 현실에 찌들어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상에 잘 부합하는 형제의 모습이었기 때문. 두 사람의 화해와 융화가 그려진다면 잊혀진 가족의 울타리를 되찾게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는 프로그램이었다.



SBS는 유독 존재감이 약했다. SBS는 아이돌 노사화합 서바이벌 '사장님이 보고 있다', 먹방쇼 '먹스타 총출동', 가상 실종 추리극 '나를 찾아줘' 등을 선보였다. 그러나 큰 공감대를 이끌어내는데는 실패했다. '사장님이 보고 싶다'는 그저 아이돌 예능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고, 지난해 부터 유독 심했던 쿡방 먹방 열풍 탓에 '먹스타 총출동'에서도 새로운 그림을 찾긴 어려웠다. '나를 찾아줘'는 뛰어난 화제성으로 기대를 모았던 프로그램. 그러나 그들만의 '진실게임'은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부족했다. 결국 2%대 시청률에 그쳤다.

어쨌든 화제성, 기획력, 시청자 호감도 등을 종합해 볼때 이번 설특집 파일럿 전반전은 MBC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모양새다. 시청자들은 '역시 기획력은 MBC가 갑', '이번엔 뺏기지 말고 콘텐츠 지켜내길', '믿고보는 MBC 파일럿'이라는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과연 MBC가 이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KBS와 SBS의 반격이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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