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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열, 최택 트로피 진짜였어!"..'응팔' 신PD '디테일神'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5-12-19 15:37


사진 왼쪽=tvN '응답하라 1988' 최택 후지쓰배 우승 트로피. 사진 오른쪽=2011년 박정환 9단 후지쓰배 우승 사진.[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답답해 미치겠어. 바보 아니야? 대회에서 받은 거 아무거나 가져오랬더니 저거 가져왔어"

지난 18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1988' 13회에서는 덕선(혜리 분)에게 소중한 우승 트로피를 전하는 택(박보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일본에서 열리는 바둑 대회에서 두 번의 준우승 전적을 기록 중인 택은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막중했던 상황. 출발 전 덕선에게 "나 저도 돼지?"라고 물으며 긴장감을 드러냈고, 덕선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념품 주는거 아무거나 갖고 오라"고 부탁했다.

이후 택은 우승 소식과 함께 작은 항아리를 선물로 줬다. '쓸모없는 기념품'을 보며 푸념하는 덕선 뒤로 덕선 엄마는 거기에 김치를 담그려다 아들 노을의 저지에 겨우 멈췄다. 노을이 보여준 신문에는 '후지쯔배 최택 9단 우승' 제목과 함께 문제의 항아리를 들고 있는 택의 사진이 있었다.

그렇다. 최택이 출전한 일본 대회는 '후지쓰배 세계 바둑선수권'이었고, 그가 들고 있던 항아리는 트로피였다. 또한 우스꽝스러운 설정으로만 생각했던 항아리는 실제로 후지쓰배 트로피를 똑같이 재현한 디테일로 밝혀져 또 한번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후지쯔배를 우승한 박정환 9단도 같은 모양의 트로피를 들고 우승의 기쁨을 드러냈고, 2002년, 2003년, 2005년 후지쯔배 우승자 이세돌도 같은 트로피를 든 사진이 있다.


후지쓰배 우승 이세돌 9단
신원호 PD의 디테일 연출이 재차 빛을 발한 순간이다. 특히 최택은 실존인물 이창호 9단을 모델로 만든 인물로 점쳐지는 만큼 다른 캐릭터보다 실제와 연결해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실제의 이창호 9단은 최택과 달리 1996년, 1998년 후지쯔배 우승 트로피를 안았고, 그 이후 2007년, 2008년 2년 연속 준우승을 기록했다.


1988년 창설된 후지쓰배는 세계 최초의 국제 프로기전으로 우승상금은 1500만엔. 극중 택이는 우승 상금 7,000만원을 받았지만, 실제 우승상금은 시대에 따라 1억 7천만~2억 상당의 큰 금액이었다.

앞서 '응팔'은 최택을 실제 이창호 9단을 모티브로 만든 것으로 점처져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바둑천재라는 점은 물론 무표정한 얼굴, 과묵한 성격에 아버지가 금은방을 운영하는 것도 똑같다. 택이가 극중 유일한 왼손잡이라는 점도 그렇다. 이창호 9단이 왼손잡이다. 바둑을 둘 때만 오른손을 사용한다. 특히 택이가 세계 바둑 최강전에서 중국기사 3명과 일본기사 2명을 따돌리고 기적의 5연승을 거둔 대회는 이창호 9단이 2005년 제6회 농심배 세계 바둑 최강전에서 5연승 신화를 이뤄낸 것을 연상케했다. 기보(바둑을 둔 내용 기록)까지 드라마에서 똑같이 재연해 신원호PD에 '디테일 끝판왕' 칭호를 안긴 바 있다.


한편 '응팔'은 18일 방송 말미 공개된 14부 예고편에서 "왜 날 좋아하는 사람은 없냐"는 덕선이의 푸념 이후 정환의 속앓이, 그리고 택이의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고백할건데"라는 대사가 공개돼 정환-덕선-택의 3각 러브라인이 더 깊어질 것을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14회는 오늘(19일) 저녁 7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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