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 반대로 기대한 작품이 실망스러우면 그 실망이 배가 된다. 올해는 쌍천만 시대를 열만큼 좋은 작품이 많았지만 기대에 못미쳐 실망을 안겨준 작품도 있었다. 앞으로 더이상 실망을 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딱 세작품만 꼽아봤다.
'세븐데이즈'의 갱을 쓰고 '시크릿'을 연출했던 윤재구 감독의 작품이라 멜로에 스릴러를 적절히 섞어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곳곳에 빈틈이 보이는 스토리와 어색한 에피소드는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 실망만을 안겨줬다. 이 작품에 대해 네티즌들은 "진짜 한국영화는 퇴보를 거듭하는구나"(ssab****), "헛웃음 나오던데... 작가가 초딩이냐란 생각이 들었음"(jinh****)이란 반응을 보였다.
|
하지만 판이 커지자 상황은 급변했다. 연출력도 시간이 지나면 흩어지는 걸까. '협녀'는 '영웅' '와호장룡' 등 중국 무협영화 따라하기 밖에 남지 않은 작품이 돼버렸다. '영웅'에서는 색감을, '와호장룡'에서는 대나무신을 그대로 가져왔다. 게다가' '칸의 여왕' 전도연의 연기도 실망감을 키웠다. 와이어에만 의지하는 어색한 검술에 목소리톤조차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을 받았다. 결국 '협녀'는 43만 1312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만족해야 했다.
|
'베테랑'과 비교되면서 더욱 아쉬운 평을 들었던 작품이다. 지난 8월 27일 개봉한 '치외법권'은 임창정과 최다니엘, 투톱을 내세우며 우리 사회 부조리를 유쾌하게 꼬집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제목처럼 내용이 거창하지는 못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위트 그리고 액션이 강점인 '베테랑'과 반대로 허술한 이야기와 소규모 액션이 보는 이들에게 실망감을 줬다. '도가니' '26년' 등의 작품에서 악역 연기로 호평을 받았던 장광은 이번 작품에서 마치 전대물의 악역을 보는 듯한 과도한 설정으로 관객들의 헛웃음을 샀다.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은 '임창정이 참 고생이 많았겠구나'라는 생각만 머리에 남았다. 그만큼 임창정은 고군분투했지만 영화에 산소호흡기를 달아주기는 부족했다. 네티즌 'aoki****'는 "올해 쌓아올린 한국영화의 모든걸 무너뜨린 일격필살 영화"라고 단정지었다. 그리고 34만 6487명의 관객만이 이 작품을 선택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