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최우식, 한계를 깬 충무로 기대주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11-26 18:26 | 최종수정 2015-11-26 22:35


한국 영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렸다.
'청룡영화상'은 1963년 처음 개최된 이래 한국영화 산업의 찬란한 발전에 기여하며 가장 신뢰받는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 시상식은 역대 최강급 후보들이 포진해 있어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거인'의 최우식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
경희대=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배우 최우식이 청룡과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상. 그래서 모든 배우들의 로망이자 판타지로 꼽히는 상이 바로 신인상이다. 그리고 제36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은 '거인'의 최우식에게 돌아갔다.

최우식은 드라마로 대중에게 먼저 얼굴을 알린 케이스다. 초등학교 때 캐나다로 이민갔다 대학생활을 하던 중 한국으로 돌아왔다. 연기보다는 연출에 관심이 많았다던 그가 연기를 시작한 건 2011년 MBC 드라마 '짝패'에서 귀동 아역을 맡으면서부터다. 이후 SBS '뿌리깊은 나무'(정기준 청년시절), MBC '옥탑방 왕세자'(도치산 역), MBC '오만과 편견'(이장원 역), tvN '호구의 사랑'(강호구 역) 등을 거치며 인지도를 쌓아갔다.

하지만 이때까지 최우식에 대한 이미지는 '까부는 애'에 가까웠다. 어떻게 보면 널리는 것 같기도 할 정도로 가볍고 발랄한 청년의 이미지였다. 그런 이미지를 180도 바꿔버린 계기가 바로 영화 '거인'이다. '거인'은 성장통보다 인생의 고통을 먼저 배운 17세 소년 영재의 뜨거운 눈물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최우식은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주인공 영재 역을 맡았다. 영재는 가정에 돌아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보호시설에서 버티려 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현실은 가혹했다. 신부님이 되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친구를 배신하면서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켜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잊을 수 없는 상처와 좇겨나면 끝이라는 압박감이 그를 짓눌렀다. '사는 게 숨일 찰 때'라는 영화 카피는 괜한 얘기가 아니었다. 사실 영재가 바란 건 많지 않다. 따뜻한 가족이나 친구의 품을 바라지도 않았다. 오직 다 자랄 때까지 머물 곳만을 원했다. 그러나 이조차 용납하지 않는 현실에 결국 폭발했다.

누가봐도 최우식이 맞나 눈을 의심케 할 정도였다. 밝은 역할에만 익숙한 줄 알았던 그가 감정을 억누르고, 참고, 그러다 폭발하는 과정을 섬세하면서도 과감하게 그려냈다. 그야말로 영화가 끝날 때까지 하얗게 불태웠다. 마냥 밝고 순수한 어린 영혼이 자신의 껍질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와 날개짓을 시작하는 순간을 관객들은 목격했다. '최우식의 재발견', '진면목을 이 영화를 통해 확인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각종 시상식에서도 마찬가지.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영평상 신인남우상 등 굵직한 상패들이 쏟아졌다.

청룡 역시 최우식이 충무로의 기대주임을 부인할 수 없었다. '스물' 강하늘, '소셜포비아' 변요한, '악의 연대기' 박서준, '강남 1970' 이민호 등 이미 한류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이들도 있었지만 최우식에게 트로피를 안겼다.

최우식은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최우식입니다. 사실 정말 만약 내가 수상하면 뭐라고 해야될까 생각 했는데 다 까먹었다. 죄송하다"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어 "아침에 일어나서 카메라 앞에 서기 전까지 혼자 스스로 하는 게 없다. 그런데 나보다 더 고생하시는 스태프 감독님 너무 감사드린다. 김태용 감독님 너무 감사드리고 회사 식구들께도 감사하다. 부모님도 사랑한다. 첫 주연인 '거인'으로 큰 상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오늘 이 상 잊지않고 노력하는 배우 되겠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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