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유리아'라는 예명으로 잠시 활동했던 배우 김주리. 미스코리아 진 선발 후 6년의 시간이 흘렀건만, 그의 아름다움은 시간이 갈수록 진가를 더하는 가구처럼 진한 매력을 풍겼다.
세 번째 콘셉트는 '늦은 밤'이었다. 화이트 수트, 핑크 코트와 라운지 바 분위기가 묘하게 맞물려 시크하면서도 세련된 도시 여성이 탄생했다. 마지막 콘셉트는 '걸 크러시'. 헤비한 무스탕 재킷, 초커, 데님진에 한 쪽으로 넘긴 헤어 연출로 강렬한 느낌을 강조했다.
화보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화보로 사이판에서 진행 했던 소속사 자체 화보를 꼽았다. 모든 콘셉트와 의상이 소속사 식구들의 손을 거쳐서 더욱 기억에 남았다는 것. 해보고 싶은 배역으로는 '그릇 깨지는 소리'날 정도로 덤벙대는 캐릭터를 꼽았다.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라는 게 양날의 칼일 것 같다는 질문에 "미팅 다니면서 정말 많이 듣는 얘기"라고 동의했다. 그러면서 미스코리아가 된지 벌써 6년이 됐다며 그 타이틀을 내세우면서 연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전했다.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건 아니라서 혹시 작품 선택 전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그럴만한 위치가 아니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하지만 이미지메이킹이 중요한 단계라서 작품 선정 시 소속사와 본인 모두 조심스러워지는 측면은 있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볼쇼이 발레학교라는 세계적 명성의 학교에 입학하게 된 계기를 묻자 지나친 경쟁 구도의 한국 교육시스템을 꼽았다. 영국 등 외국에서 산 기간이 길다 보니 더욱 적응이 안됐다는 것. 또 더 넓은 세상에 나가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이유였다고 했다.
큰 무대와 관객 앞에 많이 서본 발레리나로서의 경력이 배우로 일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일단 카메라 앵글 앞에 서면 얼굴에 '철판'이 깔린다는 것. 또 운동신경이 뛰어나 국을 엎는 것과 같은 장면에서도 실력 발휘를 한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남자배우로 유아인을 꼽았다. 연기를 너무 잘해 그동안 유아인이 출연한 영화를 모두 섭렵했다고. 아무리 작은 배역이라도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김주리. 나긋나긋 하면서도 또렷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던 그의 눈동자에서는 미스코리아와 발레리나의 모습을 모두 뛰어 넘는 배우로서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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