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그녀는 예뻤다'의 가장 큰 매력은 코믹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1일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MBC 수목극 '그녀는 예뻤다' 시청률 4배 상승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은 물론, 각종 온라인 화제성 지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인기를 과시했다.
물론 김혜진(황정음)-지성준(박서준)이 첫사랑을 이루느냐가 결말의 관건이었으며, 이들의 로맨스가 언제 본격화될지가 많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예뻤다'가 극 초반 드라마틱한 시청률 상승과 들썩이는 화제성을 모두 잡은데는 온 오프라인에서 끊임없이 회자된 코믹 명장면들의 힘이 컸다.
'그녀는 예뻤다'는 여느 로맨틱 코미디 장르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로맨틱함과 코믹함을 오가며 시청자들에게 애틋함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그런데 그 코믹함의 차원이 달랐다. 황정음-박서준-고준희-최시원. 주연배우 4인방의 코믹 연기가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하는 것은 물론, 적절한 소품 활용까지 더해 잊지 못할 명장면들을 만들어 냈다. 특히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등을 집필했던 조성희 작가는'그녀는 예뻤다'에서도 숨길 수 없는 예능감을 발산했다. 종영을 맞아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에너지를 전달했던 포복절도신을 추려봤다.
# 1. 자일리톨 앞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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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 앞니신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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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1회부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면이다. 우여곡절 끝에 진성매거진 인턴에 합격한 김혜진(황정음)은 출근 첫 날 서두르다 김신혁(최시원)과 부딪혀 넘어지게 됐다. 이때 신혁이 떨어 뜨린 껌을 자신의 앞니가 빠진 것이라 착각한 혜진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지고 말았다. 인중을 최대한 늘인 뒤 "앞니가 빠진 것 같아요"라고 울먹이는 황정음의 표정 연기는 한편의 꽁트를 보는 듯 했다. 그것이 껌이라는 사실을 안 뒤에도 이가 멀쩡한지 보려고 손가락으로 문질러보고 앙다물어 보는 모습이 시청자들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 2.한모금 기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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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신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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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에서는 모스트 팀이 회식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 자리에 모인 편집팀은 건배를 외치며 술잔을 부딪혔으나, 지성준(박서준)은 술자리가 탐탁지 않은 듯 자리를 뜨려했다. 편집장 김라라는 "가려면 술 한 잔을 원샷하라"고 압박했고, 성준은 독한 술을 한 번에 들이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도도하게 문을 나선 성준은 혜진과 신혁이 투닥거리는 사이 그대로 고꾸라져 반전을 선사했다. 이후에도 혜진과 떠난 바닷가 출장에서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기절하는가하면, 혜진의 집에서 모과주를 얻어 마신 뒤 정신을 잃어 '알콜 최약체'의 허당 면모를 보여줬다.
# 3. 팬티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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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신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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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에서는 신혁이 혜진의 부탁을 받고, 아픈 성준에게 죽 배달을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죽만 전해주려던 처음 의도와는 달리, 끙끙 앓고 있는 성준을 본 신혁은 지극정성으로 그를 간호했다. 다음 날 아침 개운하게 일어난 성준은 자신의 샤워가운을 입고 제 집처럼 활보하고 있는 신혁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무엇보다 성준은 신혁이 자신의 팬티를 입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경악했지만, 되려 신혁은 선선하게 팬티를 벗으려 해 오히려 성준을 당황케 했다. 성준은 "그냥 가지라"며 질색했지만, 신혁은 눈치없이 득템했다고 좋아하는가하면 "미국 팬티는 다르다"며 "두 어장 더 달라" 능청스레 요구해 웃음을 유발했다.
# 4.미역 시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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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신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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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에서는 혜진 혜진과 성준이 화보 촬영 장소로 출장을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모처럼 둘 만의 시간을 갖게 된 이들의 모습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형성하는가 했으나, 황정음의 코믹 본능이 예상치 못한 순간 시청자들 공격했다. 혜진은 바닷가에 떠밀려 온 미역을 집어 들고 신기한 듯 바라보는 모습으로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미역을 한 입 베어물어 시청자를 경악케 했다. 미역인지 다시마인지 모를 그것을 오물오물 씹다가 얼굴을 찡그리며 '퉤 퉤' 뱉어내는 혜진의 모습이 안방극장을 폭소로 물들였다. 시청자들은 "그걸 왜 먹느냐"며 웃음보를 터뜨렸다.
# 5, 화장실 설상가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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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신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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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에서는 김준우(박유환)와 둘만의 시간을 계획하는 한설(신혜선)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한설은 운전을 하던 중 배탈이 났고, 결국 길을 가다 차를 세우고 시골의 한 공중 화장실로 향했다. 한설을 창피했지만 다시 만회할 기회가 있으리라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지만 한설이 화장실에서 나온 뒤 준우 역시 화장실을 가기 위해 문을 열었고, 냄새에 코를 막으며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에 한설은 "망했다"며 좌절했다. 창피함에 도망가던 한설은 넘어져 설상가상 다리까지 삐었다. 준우의 등에 업혀 가던 한설은 다시 찾아온 복통에 준우의 머리채를 붙잡고 화장실로 돌아 갈 것을 재촉해 웃음폭탄을 투척했다.
# 6. 미끄럼틀 인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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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틀신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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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에서 등장한 성준의 미끄럼틀신은 패러디까지 등장한 코믹 명장면. 혜진에게 홧김에 해고를 통보한 성준은 뒤늦게 진실을 알고 후회, 혜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그녀의 집근처를 찾아갔다. 마침 귀가하는 혜진을 발견했지만 선뜻 말을 걸지 못하고 그녀의 뒤만 쫓았다.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있는 혜진에게 용기내어 말을 걸려던 찰나 혜진이 갑자기 일어섰고, 당황한 성준은 서둘러 미끄럼틀 위로 올라가 몸을 숨겼다. 그러다 성준은 발을 헛디뎌 엎드린 자세로 미끄럼틀을 타고 말았다. 마침 미끄럼틀 앞을 지나던 혜진의 발 앞에 넙죽 엎드린 자세로 도착한 성준의 모습은 순간의 정적과 함께 폭소를 유발했다.
# 7. 바지 트임 어부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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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바신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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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에서 김신혁은 김혜진의 신발 밑창이 떨어진 것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될 때까지 신을 수 있냐"며 놀렸다. 한참을 웃던 신혁은 혜진에게 업어주겠다고 제안했다. 혜진은 이를 거부했지만 신혁은 그녀의 앞에 허리를 숙이며 업어주겠다고 때를 부렸다. 이때 과도하게 다리를 구부린 탓에 바지의 엉덩이 부분이 튿어져 속옷이 노출될 상황이 됐다. 신혁은 "너무 창피하니까 빨리 업혀서 바지 구멍 좀 가려달라"고 말했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혜진도 어쩔도리 없이 신혁의 등에 업히게 됐다. 만나기만 하면 늘 콩트가 되고마는 신혁과 혜진이 또 한 번 웃음을 선사했던 장면이다.
# 8. 지나가는 개 가방 선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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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선사신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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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에서 신혁은 비싼 가방을 개에게 주는 초강수로 또 한 번 혜진을 당황케 했다. 이날 혜진의 새로운 사원증 케이스를 본 신혁은 "부편집장님의 웰컴 선물"이라는 말에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내내 못마땅한 표정을 짓던 신혁은 혜진의 퇴근길에 "90% 세일해서 샀다"며 갑자기 가방을 선물했다. 신혁은 사원증 케이스와 가방 크기를 비교하며 생색을 냈지만, 혜진은 과한 선물이 부담스러워 거절했다. 신혁은 혜진이 받지 않으면 버리겠다며 "지나가는 개나 줘야겠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지나가는 강아지에게 가방을 내밀며 "여기 개껌도 넣고 육포도 넣고 뼈다귀도 하나 넣으라. 네 털 색깔이랑 매치가 죽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9. 자석 단무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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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신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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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에서 신혁은 혜진의 사고 현장을 수습하러 달려가다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다. 신혁은 사고 사실은 숨긴 채 팔이 아프다는 핑계로 혜진에게 음식을 떠 먹여 달라고 투정을 부렸다. 신혁은 어쩌다 다쳤는지 캐묻는 혜진의 말을 자르며 "혼자는 도저히 먹지 못하겠는 경향이 있네. 단무지 하나만 줘"라고 혀를 길게 내밀었고, 혜진은 마치 단무지를 던지듯 신혁의 입안에 정확하게 골인시켜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혀에 찰싹 달라붙는 단무지에 시청자들은 "혀가 자석인 줄 알았다"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후 혜진은 단무지만 보면 신혁을 떠올리게 됐다.
# 10. 알몸 로봇 연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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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연기신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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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에서는 신혁이 성준의 집에 알몸으로 나타나 그를 놀라게 했다. 모스트 폐간 위기에 힘들어 하던 성준은 혜진을 만나 힘을 얻고 집에 돌아왔다가 자신의 뒤에 있는 신혁을 보고 놀라 주저앉았다. 이에 신혁은 "왔어요?"라며 자신의 집인 것처럼 능청을 떨었다. 기가 막힌 성준이 "뭐야, 우리 집에..."라며 말을 잇지 못하자, 신혁은 "샤워 좀 했어요. 몸이 찌뿌둥해서"라며 벗은 몸을 설명했다. 이어 신혁은 음식 배달까지 시키는 등 여유를 부렸다. 그러다 신혁의 몸을 가리고 있던 수건이 벗겨졌다. 성준이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가리자, 신혁은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라며 로봇연기를 패러디해 폭소를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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