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조선 최보란 기자] '그녀는 예뻤다'는 시트콤과 로코의 조화를 보여준 드라마였다.
김혜진(황정음)은 동화작가의 꿈을 이뤘으며, 지성준(박서준)은 모스트 코리아 편집장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결혼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또한 민하리(고준희)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다시 호텔리어가 됐다. 하리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서 면모를 보여줬다. 김신혁(최시원)은 자신의 신작에 '짹슨'을 향해 고마움을 전하며 자유로운 소설가로서 삶을 이어갔다. 결말은 꽉 닫힌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그녀는 예뻤다'는 시청률 4배 상승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은 물론, 각종 온라인 화제성 지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인기를 과시했다. 야구 중계로 한 차례 결방되자 시청자 항의가 빗발쳐, 결국 MBC가 다음 중계 방송을 포기하고 '그녀는 예뻤다'를 방송하기도 했다.
이처럼 뜨거웠던 '그녀는 예뻤다'의 인기 비결은 살아있는 캐릭터들에 있다. 황정음-박서준-고준희-최시원 등 주연 배우들을 비롯해 모스트 코리아 편집팀 식구들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었던 사랑스럽고 유쾌한 캐릭터들의 향연이었다.
때론 독설 상사로 때론 달콤 로맨스남으로 상반된 매력을 터트리는 지성준(박서준), 천연덕스러운 넉살과 농익은 코믹 연기를 보여준 김신혁(최시원), 우정과 사랑의 줄타리 속 미워할 수 없는 매력녀 민하리(고준희)까지 4인4색 매력이 환상의 시너지를 발휘했다.
특히 이들에게는 각각의 애칭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은 극속에서 혹은 시청자들에 의해 혜진은 짹슨, 성준은 지부편, 신혁은 똘기자, 하리는 미나리 등으로 불렸다. 4인 캐릭터가 모두 애칭을 갖고 사랑받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모든 캐릭터가 시청자에 대한 호소력과 극속에서 살아 숨쉬는 생명력이 있었음을 입증한다.
황석정은 편집장 김라라로 맡아 화려한 패션과 개성있는 말투로 '신스틸러' 활약을 톡톡히 했다. 안세하는 효자손을 달고 다니는 편집팀 터줏대감에서 부사장이라는 반전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동미는 똑부러지는 패션팀장에 적격이었다. 그녀는 과하지 않은 카리스마로 편집팀 내 무게 중심을 잡아줬다. 한설(신혜선)과 김준우(박유환)는 깜찍하고 발랄한 러브 스토리로 활기를 불어 넣었다.
이 같은 캐릭터들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풍성한 에피소드들이었다. 작가는 마치 시트콤을 보는 듯 매회 핵폭탄급 에피소드들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달달하고 애틋한 로맨스 사이사이 팝콘처럼 터지는 코믹한 에피소드들이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에너지로 전달 됐다.
특히 바닷가에서 흐뭇한 눈길을 바라보고 성준의 시야 사이에 미역을 주워 맛보는 혜진의 모습이라던지, 성준이 엎드린 자세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 혜진의 발 앞에 멈추고, 신혁의 입에 던져 넣은 단무지가 자석처럼 달라 붙는 장면 등은 핵폭탄급 웃음을 선사한 장면들. 시청자들이 애드리브라고 착각할 정도로 깨알 같은 이 에피소드들에서는 시트콤을 집필했던 작가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코믹과 멜로를 맛깔나게 버무린 스토리와 이를 실감나게 재현해낸 배우들의 열연, 여기에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출이 없었다면 '그녀는 예뻤다'의 인기가 완성되지 못했을 것. 동화적이고 로맨틱한 연출은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시청률과 시청자들의 호평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그녀는 예뻤다'의 원동력이 됐다.
극의 중요한 배경이 된 모스트 편집팀 사무실을 비롯해 매회 극속 장면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장소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런가하면 혜진과 성준의 러브신에 아른거렸던 '하트불빛'은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핑크빛 기류를 강조하며 시청자들의 설렘지수를 한층 높였다. 사소한 듯 보이는 디테일의 차이는 감각적이고 섬세한 제작진의 연출을 엿보게 했다.
ran613@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