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남편찾기부터 혜리까지, 신원호PD 궁금증에 응답하다(종합)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5-11-05 16:58


신원호PD <사진=CJ E&M>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응답하라1988', 기존 시리즈를 즐겼던 시청자들이라면 이번 시즌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듯 하다.

신원호 PD가 5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tvN '응답하라1988' 간담회에서 캐스팅부터 배경설정과 소품에 이르기까지, 세번째 시리즈에 쏠린 궁금증에 대해 답했다.

'응답하라 1988'은 연달아 큰 히트를 치며 복고열풍을 일으킨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3번째 작품. 이번 시즌이 차별화 되는 포인트는 2015년판 '한 지붕 세 가족' 같은 드라마를 표방한다는 점이다. 그간 친구와 사랑에 대해 집중했던 '응답하라'는 이번 시즌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제작진은 우리 골목, 우리 이웃을 담아내며, 아날로그식 사랑과 우정, 평범한 소시민들의 가족 이야기로 향수와 공감을 전하겠다는 계획. 성동일, 이일화, 라미란, 김성균, 최무성, 김선영, 유재명, 류혜영, 혜리, 고경표, 류준열, 박보검, 안재홍, 이동휘, 최성원, 이민지, 이세영 등이 출연한다.

빠질 수 없는'남편 찾기'

가장 관심이 쏠린 부분은 역시 '남편 찾기'가 있느냐다. '응답하라'는 앞서 시리즈 두 편에서 모두 여주인공의 남편이 누구인가가 주요한 관전 포인트가 돼 왔다. 그간 이와 관련해 돌려 말해 왔던 신 PD는 이 자리에서 "남편 찾기, 합니다"라고 시원하게 밝혔다.

신원호 PD는 "로맨스가 없을 수는 없다. 지나간 시절과 첫사랑 코드는 빼놓을 수 없다. 첫사랑은 이우정 작가가 좋아하는 코드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를 관통하는 퀘스트가 없으면 기승전결을 끌어갈 수가 없다. 16부를 끌고 가려면 이야기를 엮어갈 기둥이 필요하다. 그게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엔딩점을 향하여 전체 구성의 얼개를 찾아야 하다보니까, 로맨스 '남편 찾기'가 구조적으로 들어간다"라고 설명했다. 신 PD "다만 남편 찾기, 로맨스 외에도 따뜻한 이웃과 가족에 관란 다른 이야기도 많으니 그쪽에도 관심 갖고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tvN '응답하라1988' 혜리 <사진=CJ E&M>
혜리, 성덕선의 실제 모델 "연기,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여주인공 캐스팅 과정에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쏠린 걸스데이 혜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캐릭터와 가장 간극이 좁고 성격이 닮은 점을 캐스팅할 때 중요시 한다"는 신PD는 "이번에 성덕선이라는 아이가 갖고 있는 캐릭터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을 봐왔다. 연기 하는 것은 잘 못봤는데 예능이나 이런데서 하는 행동이 비슷하더라. 회의하면서 가장 많이 얘기가 나왔던 친구고, 참고가 됐다"라고 말했다.

신 PD는 "혜리가 중간에 너무 떠버려서 포기를 했었다. 스타일 자체가 인지도에 연연하는 캐스팅이 아니라서 오히려 색이 안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사실상 캐스팅을 접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PD는 "캐스팅 시작하고 한번 보자는 생각에 막상 보니 굉장히 매력이 있었다. 사랑을 참 많이 받고 자란 친구고, 매력이 있는 친구다. 기존 연기자의 틀이나 관습적인 부분이 없고 자유로운 부분이 있었다. 혜리를 참고로 했기 때문에 가장 닮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혜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신 PD는 혜리에게 연기를 배우지 말라고 얘기한다"며 "연기를 배우고 경험을 할 수록, 기존에 많이 봤던 전형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며 "그게 사람 눈에도 익고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혜리는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매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고등학교 2학년, 전교 99등, 오로지 남친을 희망하는 평범한 아이의 톤의 갖고 있다. 연출하면서 생각지 못한 리얼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 혜리의 매력이다. 웃음 하나도 내가 예상하지 못한 웃음. 신선한 아이디어를 갖고 오는 친구다"라고 칭찬했다.

또한 "스킬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요구하지만 평상시에는 어디서 보고 배운 것 말고 내 연기를 보여달라고 주문하고 있다"라며 "현장을 아는 친구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tvN '응답하라1988' 포스터 <사진=CJ E&M>
복고 열풍 이끌 소품&음악

'응답하라' 시리즈가 복고 열풍을 이끄는데는 그 시절을 완벽하게 재현한 소품과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의 역할도 컸다. 이번 '응답하라1988'에서는 신 PD와 제작진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신 PD는 "1988년도는 완벽히 복고다. 스마트폰을 삐삐로 대체할 수 있는 이런 대체품이 없는 시대였다. 우리집 번호지 내 번호가 아닌 시절"이라며 "젊은 연기자들은 새로운 소품이 등장할 때마다 신기해한다. 나도 모르는 소품이 나오면 촬영 자체를 접고 공부해야한다"고 촬영 현장 비화를 전했다. 그는 "그래서 항상 소품팀에게 마음 깊이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그간 추억의 음악들을 극 중 배경음악으로 사용, OST를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효과적 장치로 활용해 왔다. '응답하라1994'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 '응답하라1977'에서는 HOT에 열광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는 이처럼 시대를 대표할 아이콘을 내세우기 보다는 음악을 다양하게 사용할 계획. 신 PD는 "좋은 곡은 언제 들어도 좋은 곡이라서 시청자 기억에 없는 곡일지라도 그 힘은 믿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음악을 쓰는데 있어 기억에 의존하기 보다는 분위기나 상황에 맞게 쓰고 있다. 제 입장에서 편집하면서 행복하다. 곡의 범위가 넓어서, 음질이 떨어지는 부분이 고민이긴 한데, 여러 면에서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왜 쌍문동인가.

이번 시즌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그간 또래 중심으로 흘렀던 이야기가 가족 중심으로 옮겨갔다는 점. 특히 쌍문동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사는 가족들을 통해 이웃의 정과 따뜻한 가족애를 표현하겠다는 각오다.신 PD는 "중심이 되는 배경은 골목길 하나다. 그곳에 사는 다섯 가족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사라진 골목에 대한 아쉬움이 담긴 글, 자료를 많이 봤다. 나도 그런 부분이 아쉽다. 지금은 많이 없는 감성 아닌가. 그런 부분이 그리웠다. 살기 힘들다는 얘기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따뜻한 정을 전하면 좋지 않을까 싶았다"고 말했다.

이어 "쌍문동은 평균적인 동네를 상징했다. 꼭 서울사람만 사는 곳은 아니니까 들으면 아는 동네가 어디일까, 그런 여러가지를 고민하다가 쌍문동을 떠올렸다. 나에게도 익숙한 게 한 선배가 연출한 프로그램이 쌍문동이 배경이었고 그때도 따뜻한 감성이 주였다. 그 기억이 좋았던 것도 있다"라며 "이름도 정겹지 않나"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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