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신아영 "프리 선언해도 내 근본은 '스포츠 아나운서'"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5-10-22 00:24 | 최종수정 2015-10-22 09:24


신아영 인터뷰
사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0.1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방송인 신아영을 만나기 전 기자는 긴장했다. 하버드대 출신이자 '엄친아'로 알려진 그와의 대화를 나누기가 살짝 겁이 났기 때문. 하지만 실제로 신아영과 만나 이야기를 시작한지 5분도 안돼 내 긴장은 사르륵 눈 녹듯 녹아버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보여준 허술하지만 친근하고 지적이지만 허당기 넘치던 신아영이 모습의 그녀의 '진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신아영과 진행한 1시간 동안의 인터뷰는 '인터뷰'라기 보다는 친한 동네 친구와의 유쾌한 수다 같았다.

지난 1월 프리선언 후 본격적인 프리랜서 방송인의 길을 걷고 있는 신아영은 SBS스포츠를 대표하는 간판 아나운서였다. 화려한 스펙은 물론, 남심을 뒤흔드는 멋진 몸매까지 더해져 눈길을 모았다.

하지만 신아영이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건 스펙이나 과거 때문이 아니었다.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tvN '더 지니어스: 블랙 가넷' 등에 출연하며 가식없이 자신의 매력을 여과없이 발휘했기 때문이다. 프리 선언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류시원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SBS '더 레이서'를 MC를 맡아 아나운서 출신다운 능숙한 진행 실력을 보여주며 차세대 여성 MC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라디오스타' 등에서는 예능인 못지않은 솔직한 입담과 예능감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이것이 그동안 그녀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것에 더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프리 선언 후 소속사와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방송활동을 하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워낙에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처음에는 갑자기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려다보니 겁도 났다. 그래도 전보다 넓어진 틀에서 다양한 일을 하게 되니 재미있고 뿌듯하다. 프리 선언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난 방송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아나운서로 두고 있고, 또 그걸 계속 가지고 가야한다. 스포츠 아나운서는 내 시작이자 근본 아닌가.


-아나운서와 프리 방송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

소속사가 생겼다는 것? 그리고 한 군데에서만 일을 하다가 여러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면 출퇴근이 없어졌다는 거다.(웃음) 그리고 프리 방송인으로 일을 하니 조금 더 행동거지에 조심하게 되더라. 예전에는 내가 무슨 일이 생기면 후배들이나 선배들이 소위 말하는 '땜빵'을 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프리 방송인은 아니다. 내게 문제가 있고 잘못을 한다면 영원히 '아웃' 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조심하게 되는 거다. 그리고 아나운서 때와 달리 휴가가 없다. 후배들에게 잠시 맡기고 휴가를 다녀올 수 없더라.(웃음)

-프리로 나선 이유는 뭔가.

스포츠를 사랑하긴 했지만, 여기서 내가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 이상 새로운 게 없고 똑같은 인생이 반복되니까 스스로에게 답답했고 그걸 뚫고 나와야한다는 욕망이 생겼다.


신아영 인터뷰
사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0.19/
-일반 아니운서가 아닌 스포츠 아나운서로 방송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뭔가. 또 일반 아나운서와 스포츠 아나운서의 차이는 뭔가.

사실 스포츠 아나운서나 일반 아나운서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냥 내게는 스포츠 아나운서가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아나운서 일을 할 때에도 세트나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는 것 보다 항상 경기 현장에 나가는 게 훨씬 행복했다. 난 다시 시간을 되돌리더라도 일반 아나운서가 아닌 스포츠아나운서가 됐을 거다.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신아영을 좋아했던 팬들은 프리 선언이 섭섭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난 스포츠 팬들을 떠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거다. 프리 선언을 하고 소속사와 일을 하고 있지만 스포츠 팬들과의 약속은 끝까지 지키고 싶다. 또 내가 스포츠를 사랑하기 때문에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있는 거다. 사실 방송국에 소속돼 있다가 나오면 스포츠 딱찌를 떼어버릴 수도 있었지만, 난 내가 스포츠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놓고 싶지 않다. 아직까지도 스포츠 경기는 꼭꼭 챙겨보고 TV 중계를 챙겨보지 못할 때에는 포털 사이트 중계를 계속 지켜본다.

-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직접 몸으로 스포츠를 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운동신경이 전혀 없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보는 걸 정말 좋아했다.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포츠를 잘하는 사람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있었다. 자신의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이나믹한 경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단순히 몸으로 하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전략을 짜고 분석하는 그런 모든 것들에 매력을 느꼈다.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면서 스포츠 선수들에게 대시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전혀. 전혀 그렇지 않았다.(웃음) 좀 다가와 주셨으면 좋겠는데 없었다.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면서 배운 점이 있나.

스포츠의 세계는 굉장히 냉정하고 항상 승자와 패자가 있다. 사회에서는 승패가 눈에 보일 정도로 명확하게 갈리지 않을 때도 있지 않나. 삶에 승패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살면서 언제나 변명을 많이 했었다. '아파서' '차가 밀려서' '바빠서' 이런 변명들을 했던 거다.하지만 스포츠에는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더라. 아프던, 날씨가 안 좋던, 그날 잔디 상태가 고르지 못하던 스포츠 경기에서는 모두 변명거리일 뿐이기 때문에 항상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걸 보면서 명확하지 않은 결과 뒤에 숨지 않는 법, 변명을 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굉장히 소중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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