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 불법 행위에 굴하지 않겠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10-20 14:49


5년만에 승부조작과 불법도박 사태가 다시 터진 e스포츠계가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를 감추거나 타협하지 않고 명명백백하게 밝혀, 이 기회에 클린 e스포츠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하는 것이다. 미온적이거나 검경의 수사 결과에 따라 사후 대책에 급급한 다른 스포츠 협단체와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19일 창원지검에서 발표한 e스포츠 승부조작 사건 이전에 발빠르게 대책을 준비해 왔다. 이번 사건과는 별도로 현재 확인된 추가 제보 등에 대해서도 자체 조사 및 수사 의뢰를 하는 등 공조체제를 확실히 하겠다고 밝힌 것.

우선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프라임팀 박외식 전 감독과 최병현의 영구제명과 자격정지는 물론 게이머 최종혁에 대해서도 똑같은 조치를 취했다. 또 자체적으로 조사한 사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협회는 프로게이머 학교 동창이 선수의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메시지를 보내 불법베팅사이트를 만들어 수익을 나눌 것을 제안한 사례뿐 아니라 프로게이머의 여성팬이 지인을 소개시켜주며 승부조작 가담을 제안, 익명의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프로게이머 선수에게 경기당 1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전제로 승부조작 가담을 제안, 이미 해단한 프로게임단 소속이었던 전 프로팀 코치가 당시 소속팀 후배 선수와 식사자리를 주선한 후 승부조작을 제안하는 등 자체적으로 제보받은 4가지 실제 사례를 조사한 후 검경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몇몇 전직 e스포츠인들의 실명이 직접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를 제의받은 모 프로팀 코치가 협회에 제보하기도 했다"며 "개인적 친분이나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대담하게 승부조작을 제안하는 등 브로커들의 행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협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은 법의 심판에 호소,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영구제명된 전직 e스포츠 선수들이 아프리카TV 등을 활용해 개인방송을 하며 여전히 돈을 벌고 있는 어이없는 상황을 이번에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스포츠 관계자들은 "자신이 망쳐놓은 판에서 버젓이 다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그런데 아프리카TV 등은 개인의 영역이라며 이를 방기하는 과오를 저질렀다. 이번에야말로 이를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개인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공식적인 공문을 발송, 불법도박 및 승부조작 관련자들의 개인방송 송출을 차단해 사회적 책임을 함께 질 것을 호소했다. 만약 이행하지 않을 경우 종목 IP권을 가진 게임사와의 공조체제를 확대, 사업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협회 조만수 사무총장은 "앞으로도 어떤 불법도박 및 승부조작 행위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행위를 쉬쉬하며 감추거나 타협하지 않겠다. 협회가 힘이 부족한 부분은 수사기관에 의뢰해서라도 반드시 처벌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한국 e스포츠가 어떠한 악재도 뚫어낼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불법도박 및 승부조작이라는 이슈가 한국 e스포츠를 흔들 수는 있어도 쓰러트리진 못할 것이다. 협회가 선수들의 처우개선, 경기환경 개선 등을 위해 보다 부단하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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