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알고싶다' 엽기토끼와 신발장 생존자 "웃으며 죽여버리겠다더라"

정안지 기자

기사입력 2015-10-19 12:05 | 최종수정 2015-10-19 12:05


그것이알고싶다 엽기토끼

SBS '그것이 알고싶다' 신정동 살인사건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알고싶다'에서는 '엽기토끼와 신발장 -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0년간 미제로 남아있는 서울 신정동 살인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2005년 6월 병원에 가던 20대 직장인 박모씨가, 6개월 뒤인 11월엔 퇴근길의 40대 가정주부 이씨가 납치돼 다음달 시신으로 발견됐다. 두 살인사건의 공통적인 키워드는 쌀포대와 돗자리, 끈매듭이었다.

신정동 살인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는 2006년 5월31일 납치미수 피해자인 20대 중반 여성 박씨다. 그녀는 남자친구를 만나러 신정역 1번 출구 부근에서 내렸다가 범인에게 납치당했다. 박씨는 "신정역 부근에서 모자를 쓴 남자로부터 커터칼로 위협당해 골목길로 납치당한 뒤 눈을 가리운 채 다세대주택 반지하로 끌려갔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박씨는 "범인은 1명이 아니라 2명이었고, 박씨를 향해 웃으며 죽여버리겠다고 말했다"라며 "말소리가 들려서 TV 소리인 줄 알았는데 '왔어'라는 소리가 들렸다. 톱 같은 긴 칼을 갖고 있었다. '네가 알아서 처리하라'는 소리를 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한 명이 주도적으로 납치해서 데려오고, 집 안에서의 범행과 시체 유기를 또 다른 사람이 함께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씨는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여진 신발장을 봤다"라는 단서를 제공했다. 박씨는 범인이 화장실에 간 틈을 타 집에서 도망쳐 나온 뒤 15분에서 20분 가량을 정신 없이 달렸다. 그녀는 초등학교에 숨어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고나서야 구조될 수 있었다.

이어 그녀는 범인의 집에 독특한 끈들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끈이 굉장히 많았다. 일반가정집에 있어서는 안될 끈이었다. 저를 묶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두 건의 신정동 살인사건에서도 범인이 끈을 능숙하게 사용한 흔적이 발견된 바 있다.


박씨가 기억해낸 범인은 30대 중반의 나이에 키 175~6cm의 다부진 체격, 눈썹이 문신을 한 것처럼 짙은 남성이었다. 박씨는 인터뷰 도중 여러차례 과거의 악몽에 눈물을 흘렸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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