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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MBC '일밤-진짜 사나이' 제작진은 정말 독하다. 전군 유일의 여군특수부대로 여자 연예인들을 보내더니, 결국엔 맹독 품은 독거미로 만들어버렸다. 그 독한 훈련을 옆에서 다 지켜봤을 제작진의 독함도 그야말로 독거미급이다.
장애물을 통과해 제한 시간 안에 도착해야 하는 체력측정부터 전원 불합격. 15kg 군장 메고 3km 뜀걸음도 불합격. 숨 쉬기도 힘든 훈련에 영혼은 이미 이탈한 상태.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었다.
멤버들은 정신 차릴 틈도 없이 레펠 훈련을 받게 됐다. 인간이 가장 공포심을 느낀다는 11m 높이에서 줄 하나에 의지해 뛰어내려야 하는 극기(克己)의 훈련. 극한의 두려움과 싸우며 레펠의 난이도를 높여가는 멤버들의 모습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조여오는 긴장감을 안겼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박진감 넘친 액션 장면이 실사로 다가오는 듯 아찔했다.
독거미부대에서 여섯 멤버는 연예인이 아니었다. 비명이나 신음 소리엔 어김 없이 "여자 할 거면 나가"라는 선임들의 독설이 쏟아졌고, 눈물에는 더 호된 질책이 뒤따랐다. 그러나 멤버들은 훈련을 포기하거나 선임을 원망하지 않았다. 더욱더 이를 악물고 자신의 나약함과 맞섰다. "아이 낳는 것보다 더 힘들다"면서도 묵묵히 견뎌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체력의 한계와 싸우고, 극한의 공포와 싸우고, 포기하고 싶은 충동과 싸운 멤버들. 그리고 끝내 자기 자신을 이겨냈다. 성장이란 단어로 설명하기엔 부족한 '극기'의 감동이 독거미가 된 멤버들의 가슴에 자리잡았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3기에 대한 반향이 앞선 두 번의 시즌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혜리나 엠버 같은 깜짝 스타 탄생도 없다. 하지만 이들의 눈물과 땀은 진짜다. 진정성의 무게도 남다르다. 찬사를 보내기에 충분하다. suzak@sportschosun.com·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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