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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레드카펫 입구에 투박한 국산 승합차 한 대가 섰다. 다른 스타들이 타고 온 최고급 외차제들과 비교돼 더 이색적이었던 등장. 팬들이 잠시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순식간에 상황이 반전됐다.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말끔한 수트 차림의 주지훈. 그가 뒷좌석 문을 열자 그 안에는 황정민, 정우성, 곽도원이 있었다.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는 장면. 곧이어 엄청난 환호성과 카메라 플래시가 그들을 에워쌌다.
어벤져스급 남자 배우들의 우여곡절 레드카펫 입성기. 상황은 이랬다. 우선 이들은 단체 이동을 위해 차량을 물색했다. 영화 스태프들이 이용하는 스타렉스 승합차가 당첨. 배우들 중에 막내인 주지훈이 운전을 맡았고, 그 옆자리에 정만식이 앉았다. 황정민과 곽도원은 중간 자리에,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은 뒷자리를 차지했다. 차 안에는 매니저 등 그 어떤 사이드 스태프도 없었다. 그들끼리 자력으로 개막식장을 찾아왔다.
출발지는 호텔이 아닌 모텔. '아수라' 촬영 팀이 모두 함께 묵고 있는 숙소다. 멋들어진 슈트 차림의 톱배우들이 '모텔' 정문을 나서서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는 모습을 상상하면 묘한 이질감에 절로 웃음이 터진다.
좌충우돌 끝에 레드카펫에 도착. 주지훈이 선배들을 위해 문을 열어줬고, 정만식은 팬들에게 만원짜리 지폐를 나눠주는 깜짝 퍼포먼스를 했다. 배우들은 환한 웃음과 손인사로 팬들의 환호에 답했다. 매너와 의리, 우정이 돋보이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퍼포먼스였다.
개막식 다음날인 2일 부산 모처에서 '아수라' 첫 촬영을 진행한 황정민은 이날 오후 해운대의 한 식당에서 12월 개봉을 앞둔 '히말라야'와 관련해 취재진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황정민은 전날 밤의 레드카펫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며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 레드카펫 퍼포먼스에 대한 팬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지만, '아수라' 팀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는 사실에 더 즐거워했다.
개막식장으로 출발하기 전, 배우들은 차량에 탑승해 단체사진도 찍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보여주던 황정민은 "20년 뒤에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단체사진을 찍기로 약속했다"며 "그러려면 아주 오래오래 연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레드카펫 사진을 본 아내가 '정우성 옆에 있으니 오징어 같다'고 문자를 보냈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아수라'는 말기암을 앓고 있는 아내를 위해 비리를 저지른 형사가 검찰의 압력으로 지방자치 단체장을 검거하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정우성이 살기 위해 못할 짓이 없는 강력계 형사로 분하고, 황정민은 이권에 혈안이 된 악덕 시장 역을 맡는다.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은 영화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에 이어 '아수라'까지 네 번째 호흡을 맞춘다.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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