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월화극 최약체 '발칙하게고고', 반전드라마 쓸 수 있을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10-05 16:3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지상파 3사 월화극이 5일 동시에 스타트를 끊는다. 이제까지의 홍보전을 지켜보면 대세는 SBS '육룡이 나르샤'에 몰린 듯 보인다. MBC '화려한 유혹'도 그 뒤를 잇는다. 그러나 KBS2 '발칙하게 고고'는 어쩐지 조용한 모양새다. '발칙하게고고'는 과연 이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을까.


현 시점에서 '발칙하게 고고'는 지상파 3사 월화극 중 최약체로 보이긴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다 할 톱스타가 없다. '육룡이 나르샤'는 '연기 지존' 김명민과 '대세 배우' 유아인을 투톱으로 내세웠다. 아역조차 만만치 않다. 윤찬영 남다름 백승환 외에 영화 '소원'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레가 극을 이끈다. '화려한 유혹'도 마찬가지. 최강희 주상욱을 캐스팅한데다 아역 배우로 남주혁 김새론을 영입했다. 극 초반부 아역 시절부터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포스다. 그에 반해 '발칙하게 고고' 출연진 라인업은 약한 편이다. 에이핑크 정은지가 다시 한번 교복을 입고박해미 이미도 인교진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힘을 보탠다. '앵그리맘'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 지수와 빅스 엔(차학연)도 출연하긴 하지만 아직 연기자로서의 입지는 약한 편. 이원근 채수빈 등 중요 배역에 캐스팅 된 배우들 역시 신인에 가깝다.

스토리 면에서도 한계는 보인다.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 건국 초기를 그린 팩션 사극.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뤘다. 사극 팬들 사이에서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기대작으로 꼽혀왔던 만큼, 기본적인 선방이 예고된다. '화려한 유혹'은 본의 아니게 상위 1% 상류사회에 진입한 여자가 일으키는 파장을 그린 작품이다. 올 한해 SBS '풍문으로 들었소', '상류사회' 등 상류층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 계속 좋은 성적을 냈던 것을 생각한다면 '화려한 유혹' 역시 얕볼 수 없는 상대다. 반면 '발칙하게 고고'는 학원물이다. 고등학교 내 두 동아리의 통폐합이란 해프닝을 통해 위선과 부조리로 가득하고 생존을 위한 경쟁만을 강조하는 학교 안 풍경을 그렸다. 아무래도 말랑말랑하고 가벼운 청춘물인 만큼, 다른 두 작품에 비해 타겟층이 얇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발칙하게 고고'에 대한 기대를 접을 순 없다. 우선 '학교' 시리즈로 학원물 최강 왕국임을 피력해 온 KBS에서 '후아유-학교 2015'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학원물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쏠린다. KBS 학원물은 리얼한 학교 생활을 그려온 것이 전통이다. 그때 그때 포커스를 맞춘 문제는 달랐지만 학교 폭력, 왕따, 주입식 차별식 학교 교육의 폐해 등을 신랄하면서도 너무 무겁지만은 않게 꼬집어냈다. 이에 주 타겟층인 10대는 물론 10대 자녀를 둔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내는데도 성공했다. 이런 명맥을 잇는다면 '발칙하게 고고'에게도 반전의 기회는 있을 전망이다. 신인에 가까운 배우들에게 반전을 기대해 볼 만도 하다. 풋풋한 학원물인 만큼, 익숙하지 않은 얼굴에서 신선함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차별화된 분위기도 기대 포인트다. 조선 초기 기틀 다지기를 그린 '육룡이 나르샤'나 상류사회의 갈등과 로맨스를 그린 '화려한 유혹'은 아무래도 묵직한 분위기로 흐를 수밖에 없다. 가볍고 발랄한 이야기가 이 시대 머리아픈 현대인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할 수도 있다.

'발칙하게 고고'는 5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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