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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반전이란 표현도 부족한 것 같다. 지난 6일과 13일에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 천상의 목소리로 평가단과 청중단을 '멘붕'에 빠트렸던 '상남자 터프가이'의 정체가 세계적인 팝페라테너 임형주라는 사실은 방송 이후에도 오랫동안 화제가 됐다. 특히 평소 임형주의 부드럽고 우아한 이미지와 '상남자 터프가이'란 닉네임은 전혀 어울리지 않아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이 받은 충격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방송 이후 '팝페라'와 '임형주'가 주요 포털사이트들과 SNS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해주자 임형주는 "방송에서 팝페라라는 장르에 대해 관심을 당부했는데 예상대로 반응이 와 너무 기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임형주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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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평가단에서 몇차례 임형주라는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예전에 백청강 씨와 강균성 씨 출연당시 자꾸만 내 이름이 거론되는 걸 보고 '아~ 내 목소리를 저렇게 모르실까?'라는 아쉬움에 확인차 출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웃음)
-가장 중요했던 3라운드에 '사의찬미'를 선곡한 것은 의외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늘 아껴왔던 곡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곡이고, 특히 이곡은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 님이 부른 한국 대중가요의 효시다. 따라서 팝페라라는 클래시컬 크로스오버 장르에서 활동하는 내겐 맞춤복 같은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순간에 공개하고 싶었는데, 올해 때마침 광복 70주년이었고 데뷔 이후 거의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인 '복면가왕'에 출연하게 되어 지금이 내가 생각해왔던 중요한 순간이자 '퍼펙트 타이밍'이 아닐까 생각했다.
-가왕 욕심은 없었나.
사실 가왕에 욕심이 있었다면 2라운드때 불렀던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 같이 대중적이고 나의 고음이 돋보이는 곡을 선곡했을거다. 방송에도 말했다시피 가왕에 욕심은 조금 있었지만 만약 가왕이 되면 다음 녹화일이 내가 1년여동안 손꼽아 기다려온 로마독창회 준비를 위한 출국날과 겹치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경쟁'보다는 내가 대중들께 언젠가 들려드리고 싶은 특별한 노래를 '선물'하고 싶었다. 그래서 경쟁보다는 즐기려고 했다. 발성도 조금 다르게 편하게 부르기도 하는 등 음악적으로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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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최근 5~6년 사이 훌륭한 팝페라 가수 후배들이 여럿 나오고 있는데, '팝페라'라는 장르 자체가 대중들과 멀게 느껴지다 보니 이들이 대중적으로 알려질 계기가 없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팝페라 1세대로서 후배들과 동료들 그리고 '팝페라'라는 장르를 젊은 세대들에게 알리려 출연을 결심했다. 그리하여 내 이름 대신 팝페라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달라는 말은 미리 준비한 멘트임은 물론 내가 '복면가왕'에 출연하게 된 가장 큰 계기이다.
-오랜만의 예능 출연 소감은.
그동안 '스타킹' 같은 프로그램에 멘토로서 나간 적은 종종 있지만 이렇게 예능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간 것은 처음이다. 이젠 '신비주의'가 어필하는 시대는 지났다. 나도 더욱 다양한 예능에서 얼굴을 비치며 친숙한 음악가로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
-TV로만 보던 복면가왕에 직접 참가해 보니 어떠한가.
성별, 얼굴, 인지도, 계급장 등등 다 떼고 순수하게 목소리로만 겨루는, 그리고 누가 잘했냐 못했다 등수를 매기는 경연프로그램이 아닌 누구인지 맞춰야 하는 최초의 '미스터리 음악쇼'라는 콘셉트가 너무 마음에 든다. 내가 즐겨 보았던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니 더욱 행복하고 즐겁고 뜻깊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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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세계적인 팝페라테너' 보단 '국민 팝페라테너'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 그만큼 늘 여러분곁에서 힐링의 노래를 선사해드리는 진정성 있는 뮤지션이고 싶기도 하다.
-귀국 이후의 활동 계획은 어떠한가.
오는 10월 5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시작으로 3년여만에 전국투어 '2015 임형주 콘서트-L.O.V.E.'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 2012년 11월에 만 26세라는 최연소 나이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독창회를 열었는데 국민소프라노 조수미 님, 가왕 조용필 님 이후 두 번이나 이곳에서 독창회를 개최하는 3번째 주인공이 됐다. '복면가왕'을 통해 많은 감동을 받은 분들이 콘서트 장에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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