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된 코딱지의 '메이플스토리2' 팔도유람기 - 3편
'메이플스토리2'는 전투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지만 아무래도 중심은 전투다. 캐릭터의 기본적인 성장은 전투로 이뤄지기에 많은 유저들이 전투 콘텐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 동안 각종 콘텐츠들을 즐기느라 소홀해졌던 캐릭터 성장을 위해 본격적으로 전투에 도전해봤다.
스킬들도 하나둘씩 배우면서 버서커에 익숙해지자 싸워 볼 장소를 찾기 위해 월드맵과 메이뷰를 띄워봤다. '벚꽃숲'이라는 장소가 가장 낮은 레벨제한의 던전이라는 것을 알아내어 '초록숲 오솔길'이라는 맵으로 찾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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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정보를 찾아보는데 메이뷰가 큰 도움이 된다. 게임 내에서 N을 눌러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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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니 파티플레이가 아니면 진행이 안 된다. 사람이 북적한 1채널로 가서 여자저차 꼽사리로 파티에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던전으로 진입을 하니 시점이 살짝 바뀌면서 독특한 방식으로 던전이 진행됐다. 기본적인 진행은 구획 마다 몬스터를 전부 때려잡으면 문이 열려 다음 구획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마치 스매시TV와 같은 오락실 게임의 한 스테이지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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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SH TV' 이 게임을 기억하시는가?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에서 유즈맵화 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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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때 구멍으로 피하지 못해 바람에 날리는 파티원. 공략요소가 녹아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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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열심히 칼질을 했더니 어느덧 보스인 게으른 스텀피를 해치우고 요미공주를 구출하게 됐다. 아이템도 쏠쏠하게 주고 경험치도 잘 올랐는데 반복해서 하다보면 달콤함에 빠져들 것 같아 서둘러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하산하는 길에 보이는 수상한 빈 칸. 무심코 들어가 보니 황금상자가 나를 반겨줬다. 상자가 높은 곳에만 생기는건 아니구나 하면서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높은 곳이나 구석진 곳은 주로 나무 상자가, 잘 보이지 않는 통로 같은 곳에는 황금상자가 나오는 식인 듯 했는데 의외로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에 깨알 같은 통로가 많았다. 재미가 들러서 옆 동네로 계속 옮겨다니면서 상자를 찾다보니 점점 몹의 레벨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상자의 보상은 열게 되는 유저의 레벨이 반영되는 것인지, 아니면 지역의 레벨에 따라 다른 것인지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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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써서 둘러보면 숨겨진 장소가 생갭다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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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 들어가다 보니 고레벨 구간인 40레벨 지역으로 오게 됐다. 수십 번씩 비서게 깔리며 간신히 황금 상자를 하나 찾아냈다. 문제는 저기를 어떻게 들어가느냐, 입구를 찾느라 또 신나게 사망.
끝내 통로를 찾아내서 황금상자를 먹었는데 내용물은 별 차이가 없었다... 갑자기 몰려오는 허무감에 황금상자 찾기는 여기서 그만두기로 한다. 찾는 요령을 알아낸 것이 나름대로 소득이라면 소득.
보물 상자를 캐내는데 정신이 팔리다보니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만 지도를 밝히고 있었던 자신을 발견했다. 또 다시 문득 호기심이 생겨 이번에는 서쪽으로 향했다. 도착한 곳은 바다 한 가운데에 위치한 '알리카르 감옥'.
알리카르 감옥으로 가는 방법을 알아보니 막 초반에 거쳐 왔던 리스마을의 항구를 통해 쉽게 올 수 있었다. 1000메소의 뱃삯을 주니 시무스라는 선원이 알리카르 감옥으로 태워다준다.
처음에는 던전일까 싶었는데 간수들이나 죄수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실제로 게임 내의 정책을 위반한 유저에 대한 패널티와 연관이 있는 장소인가 보다. 잡초를 뽑으면 수감 기간을 단축시켜준다나? 그리고 교도소 한 켠에는 교도소장인 벨마가 뇌쇄적인 매력(?)을 뿜어내며 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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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혹독한 대가를 치루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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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교도소라 그런지 아무것도 없었다. 쓰레기통도 뒤져보고 주변을 다 둘러봐도 딱히 재미를 볼 것도 없어 이만 자리를 뜨려던 찰나, 금지 표지판이 의심스러워 접근을 해보니 맨홀이 열린다...굥
이정도면 구석구석 잘 숨겨져 있는 메이플스토리2의 콘텐츠에 소름이 돋을 정도. 맨홀로 떨어지니 하수도로 이어지고 오물 사이를 이리저리 잘 해쳐나간 후 바깥으로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나간 곳에는 '이름 모를 죄수의 일기장'과 백골이 허망하게 있었다. 일기를 읽어보니 백골은 탈옥을 시도하다 절벽에 가로막힌 죄수의 것으로 보였다. 주변을 잘 둘러보니 일기대로 무수한 절벽만이 펼쳐져 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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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견학 기념품 치고는 꽤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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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소에 도달하니 트로피와 함께 '탈옥수'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알리카르 감옥에 온 것만으로 '죄수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게임 진행에 전혀 관계가 없는 장소조차도 이렇게 정성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넥슨의 이름 모를 개발자들도 참 고생 많이 했겠다는 생각이 문득.
게임인사이트 이한밀 객원기자(ginspre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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