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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심야식당', 욕하다 정들었다! '시즌2를 부탁해'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9-07 10:3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욕하다 정들었다.

SBS 드라마 '심야식당'이 6일 종영했다. '심야식당'은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만화 '심야식당' 자체가 일본에서도 드라마 및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편이었기에 처음부터 '심야식당'의 리메이크 소식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이 과반수가 넘었다. 남태현 강서연 등의 연기력은 '희대의 발연기'라는 혹평을 받았고, 원작에서 사용된 '마스터'란 호칭을 계속 이어가는 것도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밖에 스토리의 개연성, 세트 디테일, 감초 조연의 부재, 양념치킨볶음밥 굴소스마요라면과 같이 쌩뚱맞은 음식의 향연, 회상 신으로 대충 때우는 분량 등 수많은 문제점이 포착됐다.

그러나 회가 거듭될수록 상황이 달라졌다. '극혐'에 가깝던 작품이 점점 호감으로 돌아서기 시작한 것. 무엇보다 원작의 따스한 정서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게 주효했다. '심야식당'의 기본 뿌리는 '힐링'이다. 세상에 지친 이들이 심야식당을 찾아 음식을 매개로 다른 손님들과 속을 터놓고, 추억의 음식을 먹으며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모습이 많은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한국판 '심야식당'도 이런 골조를 그대로 가져왔다.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과 설정도 그대로 따온 모양새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혹평과 호평이 엇갈리긴 하지만 참신한 시도가 돋보인 회차도 있었다. 지진희가 카메오 출연했던 모시조개탕 에피소드는 술 좋아하는 노모를 모시고 살아가는 도장 관장 아들 이야기를 그린 조개술찜 에피소드를 패러디했다. 모자 관계 대신 부녀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아버지로서 딸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을 다 누리게 해주지 못한데 대한 미안함을 토로하는 장면 등을 삽입해 감동을 안겼다.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는 평범하기에 더 큰 공감을 형성했다. 재벌가의 권력싸움, 출생의 비밀, 불륜 등으로 점철된 한국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에게는 취업난과 경제고에 허덕이고, 가족간의 소소한 갈등에 울고 웃는 '심야식당' 속 이야기가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결국 갖은 비난 속에 10회를 넘긴 뒤로는 점점 많은 팬덤을 확보하며 '이쯤되면 괜찮은 리메이크작'이라는 평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시청자들은 '욕하다 정들었다', '좀더 디테일하게 만들어서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등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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