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복면가왕', 신인도 베테랑도…누구나 가면 쓸 이유가 있다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5-08-31 10:46 | 최종수정 2015-08-31 11:10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엑소 첸, 신효범, 김형중, 마마무 솔라 <사진='복면가왕' 방송화면>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가면이 다른 사람의 '편견' 뿐 아니라, 스스로의 '틀'도 깼다.

30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준결승에 진출한 네 명의 복면가수들이 11대 가왕의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쳤다. '전설의 기타맨'이 결승까지 올랐으나, '네가 가라 하와이'가 이를 저지하고 가왕 자리를 수성했다. '하와이'는 10대에 이어 11대 가왕을 차지했다.

열띤 대결 과정에서 네 명의 복면가수들이 얼굴을 드러냈다. '일편단심 해바라기'는 마마무 솔라, '빛의 전사 샤방스톤'은 감성보컬 김형중, '밤에 피는 장미'는 신효범, '기타맨'은 엑소의 첸이었다. 매 정체가 공개될 때마다 놀라움이 이어졌다. 아이돌부터 베테랑 가수까지 모두가 평등한 무대를 펼쳐다.

특히 엑소의 첸은 판정단도 예상치 못한 출연자였다. 이미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였기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출연한 신인 아이돌일 것이란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엑소라는 이름마저 또 하나의 편견이었던 셈이다. 첸은 가면을 통해 엑소가 아닌 첸이라는 한 명의 보컬로서 실력을 입증했다.

'밤에 피는 장미' 신효범까지 누르며 놀라운 반전을 선사한 첸은 "엑소의 첸이 아니라 첸이라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다가갈 지 궁금했고 평가를 받고 싶어서 나왔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결승까지 올랐던 그는 "가왕에 못 오른 것은 아쉽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이 자리가 더 의미가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런가하면 김형중은 가면을 통해 스스로의 틀을 깨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다. 김형중은 90년대 초반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했던 EOS 출신으로 '그랬나봐', '좋은 사람' 등의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MC 김성주는 "김형중씨는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 1위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형중은 히트곡을 통해 널리 목소리가 알려진 가수 중 한 명이었지만, 좀처럼 무대에서 만나기 힘들었다. 김형중은 "그간 음원도 내고 방송도 했었는데 방송에 안 나왔었다. 무대 울렁증이 있다. 복면을 쓰니 좀 덜하다"고 말했다. 가면의 힘이 다른 사람의 편견 뿐 아니라 스스로의 틀을 깨는 효과도 보여준 셈이다.

특히 그는 판정들의 개인기 요구에 재치넘치는 몸짓으로 댄스를 선보이는 등 이제껏 보지 못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김형중은 "개인기를 요청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평소였으면 그런 행동은 절대 못했을텐데 가면을 쓰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 가면이 없어도 그렇게 자신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번 '복면가왕' 출연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써 '복면가왕'에 출연할 이유, 그리고 이를 시청할 이유가 더욱 많아졌다. 신인 가수들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이름을 알릴 기회를 얻고, 이미 널리 알려진 가수들도 가면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 혹은 자신조차 몰랐던 면모를 발견할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출연해서 손해보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복면가왕'의 큰 강점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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